처분 검토 과정에서 국토부가 선택..2년간 입찰참여제한 병행
홍보업체 금품제공시 건설사에 책임 물어 관리감독 강화
[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재개발‧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한 건설사는 시공권이 박탈되거나 공사비의 최대 2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홍보업체가 금품을 제공한 경우에도 해당 건설사가 똑같은 처벌을 받는다. 이에 따라 홍보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될 전망이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의 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13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먼저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과정에서 건설사가 금품‧향응을 제공한 경우 기존 형사처벌 외 행정처분이 대폭 강화된다. 그동안 금품‧향응 제공 시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만 적용됐다.
앞으로 여기에 해당 사업장에 대한 시공권이 박탈되거나 공사비의 최대 20%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국토부는 처분 내용을 검토하면서 시공권을 박탈할지, 과징금을 부과할지 선택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해당 시‧도에서 진행되는 정비사업에 최대 2년 간 입찰참가자격이 된다. 금품을 1000만원 이상 제공했을 경우 2년, 1000만원 미만으로 제공한 경우 1년간 입찰참가를 제한한다.
재개발재건축 금품 제공시 과징금 수준 [자료=국토부] |
또 건설사가 금품‧향응을 제공한 경우뿐만 아니라 건설사와 계약한 홍보업체가 금품‧향응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건설사가 동일한 책임을 지게 된다. 이를 위반해 홍보업체가 금품‧향응을 제공한 경우 건설사도 동일하게 시공권 박탈 또는 과징금 부과, 입찰참가 제한 규정을 적용 받는다.
앞서 한 건설사는 홍보대행사를 고용해 건설사가 재건축사업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조합원에게 2억원 상당의 금품을 배포했다. 이 사실이 적발된 건설사는 홍보대행사의 단독행위로 금품교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홍보대행사에게만 5000만원의 벌금이 적용된 바 있다.
강화된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건설사가 홍보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갖게 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진 이 같은 사례는 사라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제도 전면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후속조치로 금품 제공 시 시공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도시정비법을 지난 6월 개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시공자 선정과정에서 업체 간 마지못해 이뤄지던 출혈경쟁이 없어지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그간 관행처럼 여겨지던 금품 수수행위가 근절되고 불공정한 수주경쟁 환경이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