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진 의원 "사회적 책무보다 단기이윤 치중, 공공성 회복해야"
[서울=뉴스핌] 류태준 수습기자 = 지난해 6대 시중은행이 2조7756억원을 배당했고, 이 중 67.2%인 1조8656억원을 외국인이 가져간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평균 73%를 넘기 때문이다. 외국인 지분이 절반을 넘어 은행 본연의 공공성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자료 = 고용진 의원실 ] |
11일 국회 정무위 소속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은행 외국인 지분율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특수은행인 농협 제외)의 외국인 지분율은 작년 말 기준 73.3%다. 하나은행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 외국인 지분율은 2013년 61.8%에서 지난해 말 12.2%포인트 상승한 74%다.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국민은행의 외인지분율도 같은 기간 63.5%에서 꾸준히 늘어나 최근 70%를 넘었다. 국민은행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9.6%)이지만, 미국계 투자은행인 JP모건이 6.2%를 보유해 2대주주로 올라있다.
신한은행의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의 외인 지분율도 같은 기간 64.7%에서 4.2% 포인트 상승한 68.9%를 기록했다.
SC제일은행은 2005년부터 영국계 스탠더드차더스 은행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시티은행도 미국계 시티은행이 해외투자를 위해 설립한 COIC(Citibank Overseas Investment Corporation)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지방은행의 외국인 지분율도 50%를 넘는다. 부산은행 모회사인 BNK 금융지주와 대구은행 모회사인 DGB금융지주 외인지분율도 지난해 말 기준 각각 50.7%와 60.6%였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모회사인 JB금융지주의 외국인지분율도 2013년 15%에서 지난 해 말 41.9%까지 상승했다.
외인지분율이 높아지자 외국으로 빠져나간 배당금도 해마다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대 시중은행은 총 7조 622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그 중 36.4%인 2조 7756억원을 배당했다. 지분율에 따라 이 중 67.2%인 1조 8656억원이 외국인에게 배당된 셈이다.
고용진 의원은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시중은행은 거의 대부분 외국계 펀드의 지배에 놓이게 되었다”며, "외국자본은 금융이 갖는 사회적 책무나 공공성보다는 단기 이윤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이어 "시중은행은 정부의 인허가, 법적 예금보장, 중앙은행의 여수신제도에 참여할 수 있어 태생부터 공적 혜택을 받고 있다”며, "최근의 도덕적 해이를 넘어 금융이 갖는 사회적 책무나 공공성을 시급히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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