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장주연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 유일한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 섹션에 초청된 한국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뉴 커런츠는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들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올해 후보작은 △투라지 아슬라니 감독의 ‘골드 러너’ △수바 시바쿠마란 감독의 ‘내 아버지들의 집’ △김보라 감독의 ‘벌새’ △타쉬 겔트쉔 감독의 ‘붉은 남근’ △주신 감독의 ‘사라지는 날들’ △박영주 감독의 ‘선희와 슬기’△히로세 나나코 감독의 ‘여명’ △추이시웨이 감독의 ‘폭설’ △베크잣 피르마토프 감독의 ‘호텔 오로라’ △권만기 감독의 ‘호흡’ 등 10편. 이들 중 한국 영화는 ‘벌새’, ‘선희와 슬기’, ‘호흡’이다.
김보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벌새’는 열네 살 여자아이 은희에 관한 영화다. 성수대교가 무너졌던 1994년, 중학생 은희는 방앗간을 하는 부모님과 언니, 오빠와 살고 있다. 온 가족이 자신들의 문제와 싸우고 있을 동안 은희는 오지 않을 사랑을 찾아 섬처럼 떠다닌다. 영화는 이런 은희의 삶에 그녀를 이해해주는 유일한 어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벌새가 꿀을 찾아 끊임없이 날갯짓을 하듯 은희는 사랑을 갈구하며 헤맨다. 물론 그런 아이가 은희만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가족, 친구, 선후배, 선생님에게 사랑받고 싶다. 그러나 세상은 때로 폭력적이거나 냉정하며 가끔은 어린 소녀 따위는 무시해버린다. ‘벌새’는 어린 시절 겪은 쓰라린 실패와 실연의 기억을 들여다보게 한다”고 평했다.
‘선희와 슬기’는 박영주 감독의 청춘 영화다. 친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말을 하던 여고생 선희는 자신의 잘못으로 친구인 정미가 자살하자 죄책감에 서울을 떠난다.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시골로 간 선희는 그곳에서 슬기란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마지막 권만기 감독의 ‘호흡’은 잊고자 했던 과거와 직면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은 아들을 잃은 후 술과 담배에 빠져 하루하루 망가진 삶을 살고 있던 여자 정주. 영화는 청소 일을 하며 살아가는 정주 앞에 교도소에서 출소한 소년 민구가 나타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주는 민구를 통해 12년 전 기억들을 떠올리고 잊고 있던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호흡’은 구원과 용서에 관한 영화다. 영화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는 대신 희미한 희망을 향해 조심스레 전진한다”고 말했다.
뉴 커런츠 10편 중 심사를 거쳐 2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수상작 선정 감독 2명은 각 3만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심사위원장은 김홍준 한국영화예술학교 교수가 맡았으며, 나센 무들리 시드니 영화제 집행위원장(남아프리카공화국), 배우 겸 프로듀서 라비나 미테브스카(마케도니아), 시난순 프로듀서(홍콩), 배우 쿠니무라 준(일본)이 함께 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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