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마찰 넘어 군사 분야까지 美·中 분쟁 확산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중국이 이달 중순 베이징(北京)에서 예정됐던 미국과의 외교안보대화(DSD)를 취소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각) 미국 측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달 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측 인사들과 제2차 미·중 외교안보대화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측의 대화 취소 결정으로 인해 얼어붙은 양국의 관계는 여전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백악관과 미 국방부, 중국의 외교부 및 국방부 모두 별다른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다.
중국의 정책에 관여하는 익명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회담의 진행 여부와 시기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관계자는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군사 갈등이 2차 외교안보대화의 결렬 원인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의 '관세 폭탄' 주고받기로 양국의 통상 마찰이 고조되는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8일 진행된 유엔총회에서 무역 분쟁으로 "공포에 떨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이어 "중국이 미국에 협박을 당하거나, 미국의 압력에 굴복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협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현재 양국의 갈등은 군사 분야로까지 확전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일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구입한 중국군에 제재를 부과한 데 이어 대만에 미국산 무기판매를 승인해 중국 정부로부터 거센 비난을 샀다.
미 국방부는 지난 24일 대만에 F-16 전투기와 C-130 전술수송기의 예비부품을 비롯한 3억3000만달러(약 3665억9700만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미국 항공모함의 홍콩 입항을 불허하는 조치를 내려 대응했다. 또 지난 26일 미 전략폭격기 B-52가 남중국해 상공을 비행하자 중국은 미국의 도발적인 군사 행동에 반대한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 진행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중국이 오는 11월 6일 열리는 미국의 중간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의 강경한 대중(對中) 무역 정책에 반발해 이 같은 선거 개입을 시도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안보리에 참석한 왕이 외교부장은 "우리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중국을 겨냥한 근거 없는 비방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미국 해군의 니미츠급 원자력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과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밀리우스 항공모함 등이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즈모급 2번함인 DDH-184 카가 및 DD 105 이나즈마와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펼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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