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책임 원칙 불구 기업 정보 접근성 개선 필요성 제기돼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에프티이앤이가 상장 폐지 위기에 직면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기업이 불과 9개월 만에 상폐까지 이른 까닭이다. 이에 투자는 결국 자기 책임이라는 원칙론 한편으로 기업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프티이앤이가 끝내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재감사보고서 제출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오후 8시까지 발생하는 건에 대해서는 당일에 공시가 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에프티이앤이가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공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같은 날 오후 에프티이앤이가 법원에 '상장 폐지 결정 등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재감사보고서 제출이 어려울 것임을 짐작케했다.
앞서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에프티이앤이가 이달 21일까지 상장 폐지 사유를 해소한 2017사업연도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 주권이 상장 폐지됨을 심의·의결했다.
상폐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도 불구하고, 에프티이앤이는 상폐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유사한 사례에서 기업의 손을 들어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에프티이앤이 측도 지난 21일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주주님께 드리는 글'에서 "상장 폐지 결정 등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재감기간이 연장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인용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적고 있다.
투자자들은 허탈함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은 기업이기에 믿고 투자했는데, 불과 아홉 달 만에 상폐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데서는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에프티이앤이 주식 약 1만주를 보유한 한 투자자는 "총리가 표창하고 증권사에서도 사라고 한 기업이 몇 달 만에 이렇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나"며 울분을 토했다.
에스티이앤이는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신성장 경영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세계 최초로 회사 고유의 독창적인 전기방사기술 및 나노섬유 대량생산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지난 3월에는 한화투자증권이 에프티이앤이에 대해 '나노소재 사업이 견조하다'면서 '매수' 의견의 보고서를 냈다.
그런데 '매수' 보고서가 나온 지 3일째 되던 22일, 에프티이앤이는 상폐 사유가 발생하면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고 만다. 2017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 거절'로 나온 탓이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어느 누구 하나 이 기업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는 것이거나 알았다고 해도 간과했다는 얘기다.
물론, 투자 책임은 본인 스스로에게 있다는 점에서 우선은 투자자들에게 화살이 갈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력과 재무 상황은 별개다"면서 "자기 돈을 넣으면서도 그 회사에 대해 알아보려는 노력을 전혀 안 하면서 남의 말만 듣고 (주식을)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언급했다.
그렇다고 해도 시장 참여자들에게 있어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은 분명 필요해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 기업이 상대적으로 코스피 기업에 비해 정보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투자자들이 이런 부분에선 취약성이 더 크다"며 "전체적으로는 시장의 정보, 특히 코스닥 소규모 기업들의 정보가 더 많이 제공될 수 있는 경로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코스닥 기업 리포트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들이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면서 "금융투자협회나 한국거래소 등에서 그런 프로그램들이 있는 걸로 아는데, 그걸 더 키워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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