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지내는 가정 줄며 반려동물 위탁 걱정 '뚝'
연휴 이용한 여행족 늘며 동물전용호텔·펫시터도 인기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서울에 사는 신혼 10개월차 남효주(28)씨는 최근 20인치 강아지백팩을 구입했다. 추석을 앞두고 친정인 대전을 찾는 길에 조금이라도 사람에 덜 치이기 위해서다. 남씨는 “친정에 갈 때만 애완견 만두를 데리고 간다”며 “시댁에선 제사를 안 지내다 보니 어차피 당일치기라 집에 두고 간다”고 말했다.
#반려묘를 키우는 2년차 새댁 이시은(29)씨도 명절을 앞두고 걱정이 없다. 이씨는 “제사 대신 간단하게 밥만 먹다보니 시댁에도 추석 당일에 간다”며 “집을 비우더라도 하루이틀이라 맥이(고양이)가 혼자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에 접어들며 명절 기간 위탁 문제가 불거졌지만 명절 풍속 또한 바뀌며 애완인들 얼굴에서 근심이 걷히고 있다.
장기간 집을 비워야 했던 이유인 상차림 준비가 간소해지고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도 늘면서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소셜커머스 티몬이 추석을 앞두고 3040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6.2%(281명)가 ‘명절 스트레스를 겪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성 응답자는 44.8%가 ‘명절증후군이 없다’고 답했다.
명절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차례상을 준비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8.8%, 준비하더라도 간편식을 활용한다는 응답은 45%에 달했다.
남씨는 “반려동물은 남의 손에 맡기기도 찝찝하다”며 “낯선 데서 불안해 할 텐데 명절에 어디 맡기거나 여러 번 데리고 다니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애완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명절에 귀향 대신 여행을 택한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믿고 맡길 곳을 찾으며 전문적인 노하우가 있는 동물 전용 호텔이나 익숙한 환경에서 돌봐줄 펫시터(애완동물 돌보미)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추석 연휴에 일본으로 3박4일 여행을 떠나는 오모(26·여)씨는 “한 달 전쯤 애견호텔을 잡았는데 두 자리 남았다고 하더라”며 “다른 호텔을 고민하다 하마터면 예약도 못할 뻔했다”고 안도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A애견호텔 관계자는 “요즘은 평일에도 만실”이라며 “명절은 당연하게 예약이 꽉 차 있다”고 말했다. 두 층을 합쳐 100평 규모로 운영되는 A애견호텔은 강아지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넓은 실내 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숙박비용은 1박에 4만 원선이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