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이재용·구광모 삼성·LG 총수' 나란히 '방북길'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대거 방북길에 오른다. 이에 따라 재계의 대북 투자가 재개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삼성·LG 등 4대 그룹 대표들이 포함,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00년과 2007년에 열린 1·2차 남북정상회담에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수행단으로 참석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16.06.01.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LG그룹 등이 과거 계열사를 통해 남북경협에 나선 바 있어 이번 방북이 중장기적인 대북사업 재개 및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투자결정권을 가진 기업 총수가 방북길에 오르면서 전자제품 철도차량 등 대북투자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한에서 TV를 위탁가공 형태로 생산하는 임가공 사업을, 삼성물산(당시 제일모직)은 개성공단 내 협력사들이 생산한 제품을 과거에 납품받은 바 있다.
현대차그룹도 남북 화해 무드에 기대가 크다. 이번 방북에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미국 일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하지만, 대신 김용환 부회장이 동행한다. 현대차그룹은 남북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핵심인 철도와 도로 등 인프라 구축 사업과 관련이 크다. 현대로템, 현대건설, 현대제철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에 투자한 우리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권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위한 제도와 정책 등이 확립되기 전까지는 민간주도의 이 같은 남북경협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전력공급이나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김석진 통인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경협 및 대북투자와 관련해) 당장 대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본다. 지금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남북경협은 중소기업 중심의 사업이라고 봐야한다"며 "(4대 그룹이 포함된 것은) 분위기 조성 차원으로, 아직은 구체적인 사업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 먼 미래를 보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관계를 맺어보자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과 LG그룹 역시 이번 방북일정 및 남북경협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주도하는 방북단 구성과 이후 진행될 남북경협 및 대북사업에 대해 민간이 주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주도하는 방북단 구성부터 남북경협, 대북사업 재개, 대북투자 등에 대해 기업이 언급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아직까지 방북 외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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