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사안 설명 못 한다", 南 국방부는 의제도 말 안해
[서울=뉴스핌] 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어젯밤 북남 군사회담을 해서 좋은 합의를 이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제40차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다뤄진 내용이 사실상 ‘깜깜이’인 상황에서다.
이날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리 위원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의 환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리 위원장은 “(남북이) 만나면 좋은 합의들이 다 이뤄진다”며 “그게 모이면 북남관계 개선과 발전이라는 주로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문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종결회담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8.13 |
남북 군사 당국은 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회담은 14일 새벽 3시쯤에 끝났다. 17시간이라는 ‘마라톤’ 협상이었다.
우리 측에선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을 수석대표로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해군 대령), 이종주 통일부 회담1과장 등 3명이 회담대표로 나섰다. 북측은 엄창남 육군 대좌(대령급)를 수석대표로 김동일 육군 대좌, 리승혁 육군 상좌(중령급) 등 3명을 대표단으로 꾸렸다.
회담 주요 의제로 비무장지대(MDZ) 공동유해발굴, DMZ 내 GP(감시초소) 시범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이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여부를 놓고 남북이 치열한 협상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40차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등 남측 대표단과 엄창남 육군 대좌(대령급) 등 북측 대표단이 논의를 하고 있다.[사진=국방부] |
그러나 국방부는 14일 회담 결과 설명 자료를 통해 “이번 회담에서는 그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논의된 사안을 중심으로 사안별 이행시기 방법 등을 담은 ‘합의서’ 체결과 관련된 문제들을 협의했다”며 “오늘 협의를 통해 남북 군사당국은 합의서에 포함될 다양한 사안에 대해 상호 입장을 확인하고 관련 문안을 조율했다”고만 설명하며 어떤 의제가 다뤄졌는지도 알리지 않았다.
같은 날 출입기자들과 만난 국방부 관계자도 관련 질문에 “구체적인 사안은 설명 못 한다”고만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리 위원장의 발언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되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올 ‘결과물’을 기대케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지금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군사적 충돌 가능성, 전쟁 위협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밝히며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임을 시사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