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다음 주 국회에 비준동의안 제출키로
한국당, 완강한 반대..바른미래당, 샛길 찾기
민주당, 마땅한 협상 카드 부재..돌파구 찾기 분주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다음주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다. 청와대는 오는 11일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뒤 국회 제출하겠다고 7일 밝혔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비준 동의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을 들어 야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좀처럼 협상장에 나설 분위기가 아니다.
바른미래당 역시 선뜻 비준동의안을 끌어안지 못한 채 망설이는 모습이다. 결국 지난 5월 대통령 개헌안이 무산됐듯이 비준동의안도 국회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병준·손학규·정동영 등 참여정부 시절 여권 인사들이 각 당 수뇌부를 차지하면서 한때 판문점선언 비준에 청신호가 켜지는가 싶었다.
지난 5일 여야 5당 대표가 국회의장 주재로 만났을 때도 판문점선언 비준이나 국회 차원의 방북 등과 관련해 우호적인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정치적 현실의 장벽을 뛰어넘기 어려운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현관 앞 계단에서 제20대 국회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의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9.06 yooksa@newspim.com |
이날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과 평화당, 정의당 등은 이미 뜻을 같이 하고 있으며, 어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며 "이제 자유한국당의 결단만 남았다"고 압박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여야 5당 원내대표와 가진 청와대 오찬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국회가 판문점 선언을 비준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은 각 당 지도부에 3차 남북정상회담에 여야 대표가 대통령과 함께 참석하자는 입장을 전달했고 이와 별개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0·4선언 기념식이 북한에서 열릴 경우 여야 의원들과 함께 방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도 국회 차원에서 별도로 방북을 추진하는데 대표들 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은 물론이고 동반 방북 일정을 잡기도 역시 쉽지 않은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에서 세번째), 이정미 정의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정당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8.09.05 kilroy023@newspim.com |
민주당 입장에선 한국당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바른미래당을 우군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국회 비준에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이지만 지상욱 의원과 이준석 최고위원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에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판문점선언 비준 대신 '한반도 비핵화와 판문점 선언 지지를 위한 국회차원의 결의안'으로 서서히 속도를 내자고 주장한다. 김 원내대표는 오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결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궁극적으로 판문점 비준동의안을 한국당을 잘 설득해 여건을 만든 다음에 해야 한다고 생각 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은 시기상조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직권상정해 표대결 할 문제도 아니다"라며 "그런 사태 오면 이건 안 하는 것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해찬 대표의 10.4 공동방북과 관련해서는 "아직 얘기들은 것이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물론 평화당과 정의당이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처리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결국 보수 양당이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극적 타결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