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워터게이트 특종을 보도한 밥 우드워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지한 백악관의 민낯을 폭로한 신간이 공개돼 워싱턴 정계가 발칵 뒤집혔다.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CNN 등 미 언론은 우드워드가 오는 11월 발간할 책 <공포: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 사본을 입수해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우드워드는 책에서 트럼프의 최측근들이 트럼프의 충동적인 언행을 통제해 트럼프 대통령 자신과 국가 차원의 재앙을 막기 위해 막후에서 고군분투하는 스토리를 잔뜩 소개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측근들이 트럼프가 특정 문건을 보지 못하거나 서명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의 책상에서 문건을 슬쩍 빼돌리는 등 ‘쿠데타와도 같은 행동’을 하고 있으며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라고 묘사했다.
또한 세계 정세에 대한 트럼프의 무관심과 무지뿐 아니라 군사 및 정보 전문가들의 분석에 나타내는 멸시에 국가안보팀이 상당히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 대선 개입 조사에 대한 트럼프의 분노와 편집증이 굉장히 심해 때때로 며칠 동안 웨스트윙 집무가 마비된 적도 있다고 우드워드는 소개했다.
우드워드는 내용은 보도 가능하지만 취재원을 밝힐 수 없는 ‘딥 백그라운드’(deep background) 취재 방식을 통해 백악관 관련자나 목격자들과 수백시간에 이르는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모았다. 또한 회의 노트, 개인적 기록, 정부 문건 등을 참고했다.
이전에도 마이클 울프의 <화염과 분노>나 오마로자 매니골트 뉴먼의 <언힌지드>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폭로된 바 있지만, 우드워드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시절 워터게이트를 보도한 ‘전설의 기자’인 만큼 이번 그의 신간에 더욱 무게가 실리며, 올 가을 중간선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밥 우드워드 [사진=로이터 뉴스핌] |
WP에 따르면, 우드워드는 트럼프가 지난해 4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하자 “그를 죽여버리자!”라고 말했다거나, 존 매케인 고 상원의원을 ‘겁쟁이’라 부르며 부친 배경 때문에 베트남에서 다른 포로보다 더 빨리 석방될 수 있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제히 책 내용을 부인하고 나섰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나 트윗을 도배하며 우드워드를 깎아내렸다.
트럼프는 “책은 사기이며 대중을 속이는 내용이다. 우드워드가 민주당 첩자이거나 교묘히 타이밍을 이용했다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정신지체자’ 혹은 ‘멍청한 남부인’이라고 했다는 우드워드 책 내용에 대해 “제프를 비롯해 누구도 그렇게 묘사한 적이 없다. 이는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날조!”라고 반박했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장(FTA) 폐기를 위해 자신이 작성한 서한을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자신의 책상에서 빼돌렸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 지어낸 얘기”라고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믹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무시하는 트럼프에 대해 뒤에서 ‘5, 6학년짜리 아이같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에 대해, 매티스 장관은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인 말은 결코 내가 한 것이 아니다. (우드워드의) 책 내용은 끔찍하다. 우드워드는 신뢰도에 문제가 많다. 익명 소식통들의 주장에는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날조된 이야기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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