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향산의료기구공장 시찰 후 "농기계창고, 마구간 같다" 격노
당 지도부도 비판..."중앙당 부서, 관점·자세 틀려먹어"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에 있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시찰하고 공장의 개건·현대화가 미진하고 보건부문이 수년째 '동면'하고 있다면서 노동당 전문부서를 강하게 질책했다.
21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공장의 시설을 돌아보고 "개건·현대화가 진행중인 공장이 맞긴 맞는지, 당에서 경종을 울린지 벌써 2년이 되어오는데 도대체 무엇을 개건하고 현대화하였는지 알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공장의 일부 건물들은 2015년에 개건보수한것으로 보고받았는데 왜 벌써 이렇게 한심하게 됐는지 모르겠다"면서 "의료기구공장이 아니라 좋게 말하여 농기계창고, 정확히 말하여 마구간을 방불케 한다"고 질책했다.
김 위원장은 "보건성 의료기구공업관리국을 비롯하여 보건부문 전반이 동면을 오래 한다"며 "동면동물들도 한 해에 한 번 겨울잠을 자는데 보건부문에서는 벌써 몇 해째 틀어박혀 동면하면서 빈 구호만 외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
김 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과학교육부 등 관련 부서가 당의 지시를 받고도 관심을 돌리지 않아 생산공정이 개건·현대화되지 못했다면서 "중앙당 부서들부터가 당의 방침집행에 대한 관점과 자세가 틀려먹었다"고 격노했다.
김 위원장이 경제 내각 전반이 아니라 보건성 의료기구관리공업국, 과학교육부 등 노동당 전문부서를 짚어 질책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 인민들이 무상치료제에 의한 현대적인 질높은 의료봉사혜택을 충분히 누리게 하자면 보건부문의 물질기술적토대를 결정적으로 추켜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개건현대화한 다음에는 그 경험에 토대하여 보건성 의료기구공업관리국아래 의료기구공장들을 전반적으로 다 현대화, 활성화하고 기술장비수준을 개선함으로써 보건부문의 물질기술적토대를 결정적으로 개변시키자"고 말했다.
이날 시찰에는 황병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조용원·김영환·박성철·오일정·김용수 당 중앙위 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마원춘 국무위 국장 등의 간부들이 수행했으며 현지에서 리태일 평안북도 당위원회 부위원장이 영접했다.
한편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은 김일성 주석이 1971년 2월 21일 터를 잡고 조직한 공장으로, 1972년 4월 10일 완공 후 김 주석이 직접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소개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