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백신 불신 깊어, 원정 예방 접종 급증
접종 비용 고공비용, 백신 비용만 260만원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중국 전역을 강타한 불량 백신 사태로 최근 어린 자녀를 둔 중국 부모들사이에 안전 예방접종을 위해 홍콩으로 몰려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당 기업이 다른 백신은 안전하다고 표명했지만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은 좀체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거주하는 양(楊) 씨는 “주변 엄마들 모두 중국산 백신 접종에 거부감을 보인다”며 “비싸긴 하지만 사노피 파스퇴르(Sanofi Pasteur) 등 수입산 백신을 맞히고 싶지만 수량이 한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부모들이 대륙보다 안전한 지역으로 홍콩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중국 펑황왕(鳳凰網)은 “예전까지만 해도 본토인의 홍콩 병원 예방접종 문의 건은 하루에 1~2건에 불과했다”며 “지금은 하루에 20여 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등 비교적 가까운 지역 주민들만 ‘홍콩 백신 원정’에 나섰지만 지금은 그 수요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씨는 “처음에는 4가 뇌염백신을 추가로 접종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홍콩행을 알아봤다”며 “이후 유치원 입학을 위해 수두를 맞히려고 할 때 백신 파동이 불거졌고 수두를 포함하는 MMRV 4종 혼합백신(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수두)까지 홍콩에서 맞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다 보니 무료 접종인 A형간염백신도 홍콩에서 맞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문제가 된 창성성우(長生生物)의 백신은 수두백신으로 창성성우는 관련 업계 2위 기업이다. 당시 해당 수두 백신을 맞은 한 살배기 남자아이가 접종 3일 만에 숨져 충격을 더했다.
‘불량 백신’ 파동 속에 자녀의 안전 예방접종을 위해 홍콩 원정을 선택하는 중국 본토 부모가 늘고 있다 <사진 = 바이두> |
하지만 홍콩 예방 접종도 사정이 그다지 여의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넷이즈(NetEase, 網易)는 “백신 접종을 위해 학부모와 자녀가 홍콩을 방문하는 기간은 평균 3일이다”며 “한 번에 여러 종류의 백신을 접종하기 때문에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매체는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홍콩은 출생 이후 12세가 되기까지 최소 12종류의 백신을 필수로 접종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추가 접종은 7종에 달한다. 홍콩 주민에게는 12종의 기본 백신이 무료인 반면 중국 본토인은 백신 접종을 위해 최소 1만8000홍콩달러(약 257만2000원)를 들여야 한다.
중국 펑황왕(鳳凰網)은 “예전까지만 해도 본토인의 홍콩 병원 예방접종 문의 건은 하루에 1~2건에 불과했다”며 “지금은 하루에 20여 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사진 = 바이두> |
leem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