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관세에 포드 무스탱 중국서 설 자리 잃는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상하이 세관이 미국에서 제조된 메르세데스-벤츠 SUV 차량의 하역을 가로막고 나섰다. 안전상의 리스크가 표면적인 이유다.
미국 뉴욕 국제 자동차 박람회에서 전시된 메르세데스-벤츠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조치가 160억달러 규모 미국 수입품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가 공식 발표된 직후 이뤄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의 비중이 약 100억달러에 이른다는 것. 양국의 무역 마찰이 마침내 자동차 업계를 강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각) CNBC는 중국 상하이 세관이 미국산 메르세데스-벤츠 SUV의 하역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중미 무역 갈등이 자동차 업계에 본격적인 파장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라며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미국산 자동차는 27만6000대에 달했다. 중국이 미국 자동차에 25%의 추가 관세를 시행할 경우 미국에 공장을 둔 국내외 업체의 타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일례로, 3만5000달러 선에서 판매되는 포드 무스탱의 관세 부담은 8750달러 상승할 전망이다. 월가의 자동차 부문 애널리스트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무스탱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미 포드는 공식 성명을 통해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인해 일부 수출 품목의 거래 규모를 축소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월가에서 자동차 애널리스트로 일했던 오토트렌드 컨설팅의 조우 필리피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 세관이 이번에 미국산 수입차에 대해 트집을 잡은 것은 날로 고조되는 무역 마찰의 맥락”이라며 “상황이 앞으로 얼마나 악화될 것인지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의 우려대로 미국 자동차 메이저의 중국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경우 기업 수익성은 물론이고 고용과 소비까지 경제 펀더멘털이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BMW를 포함해 미국에 공장을 두고 중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해외 업체의 이탈이 꼬리를 물면서 디트로이트를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에 경기 한파가 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차종 가운데 중국 수출 1위는 제너럴 모터스(GM)나 포드가 아니라 독일 BMW로 나타났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10억달러의 투자를 단행, 현지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제조 라인 설립에 나선 업체는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난감하기는 중국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약 5만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동차리서치센터는 내년 수출 규모가 22만5000대로 급증하는 한편 2023년까지 수출 물량이 5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마찰이 진화되지 않을 경우 중국 자동차 업계 역시 성장 전망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