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보리스 존슨 전(前) 영국 외무장관의 '부르카 막말'을 둘러싸고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도 비난이 쏟아지며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존슨 전 장관은 이슬람 전통 복장인 부르카를 입은 여성을 '은행강도'와 '우체통' 등에 비유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부르카 막말' 파문을 일으킨 보리스 존슨 영국 전 외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앤드류 쿠퍼 보수당 의원은 존슨을 향해 "도덕의식이 전혀 없는" 포퓰리즘적 발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11일 트위터에 "보리스 존슨의 타락이 악화되고 있다. 평소 일삼는 인종차별적 언행과 친파시즘 성향보다 더 하다.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서라면 말 그대로 무엇이든 옹호할 기세"라고 말했다.
존슨 전 장관은 앞서 일간지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상당히 억압적"인 부르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을 "우체통처럼 보여 우스꽝스럽다", "은행강도처럼 보인다"고 표현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부르카(burqa)는 머리부터 발목까지 덮어쓰는 통옷 형태의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복식이다.
'이슬람 혐오' 논란으로 번지며 사태가 커지자 테리사 메이 총리가 전면에 나서 그의 발언을 질타했고 여당은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악화일로를 치닫는 보수당 내분에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12일 "보리스가 내각 전쟁을 촉발시켰다"는 헤드라인으로 익명의 장관 4명이 메이 총리의 상황 통제력에 경악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 장관은 "그들이 어떻게든 완전한 재앙을 만들어 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대다수 사람들이 보리스 발언에 동의하는 상황에서 보리스를 입단속 시키려는 노력이 어리석다"고 지적했다.
존슨을 변호한 이도 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존슨이 정작 전달하려했던 메시지가 "지나가는 농담" 한 마디에 흐려졌다고 주장했다. 배넌은 과거 존슨에게 메이 총리의 리더십에 도전할 것을 요청했던 인물이다.
현재 존슨 전 장관은 그의 발언을 사과할 의향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한 상황.
그는 가장 최근에 발행된 12일 오후 기고문에서도 사태에 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부동산 매입시 적용되는 인지세가 "지나치게 높아" 부동산 시장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비난하며 주택 정책에 집중했다.
존슨 전 장관은 지난 주말 런던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80km쯤 떨어진 옥스퍼드셔 테임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복귀했다. 그의 발언에 후회하냐는 통신의 질문엔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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