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 "브렉시트 꿈이 죽어간다"며 전격 사퇴
메이 총리 최대 정치적 위기 직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9일(현지시각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가 주도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방침에 반발해 전격 사임했다. 메이 총리는 존슨 장관 등 여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각료들의 잇단 사퇴로 집권 후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지만, 자신이 주도한 '소프트(soft·부드러운) 브렉시트' 계획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이날 "메이 총리가 존슨 외무장관의 사임 의사를 수용했다. 곧 후임 인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존슨 장관의 사임은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 타협안에 반발해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담당 장관과 차관이 동반 사임한 직후 나온 것이다.
존슨 장관은 그동안 EU와의 완전한 결별을 추구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그는 이날 메이 총리에 보낸 사퇴서에서도 "브렉시트의 꿈이 죽어간다"면서 "우리는 진정으로 식민지 상태로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이 총리가 마련한 브렉시트 협상안에 대해 영국 정부가 EU에 백기를 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집권당 내 강경파 리더인 존슨 장관의 사퇴 결정으로 메이 총리 정부가 내부 분열과 혼란에 빠져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면 메이 총리는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설명하면서 이를 국민투표에 부치지 않을 것이며 처리 기한도 늦추지도 않을 방침이라고 못 박았다. 메이 총리는 영국 국민들도 정부의 브렉시트 계획을 추진하길 바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6일 영국의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EU와 완전한 결별보다는 관세 협력 등을 유지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안을 발표했다가 집권당내 하드 브렉시트 지지세력의 강력한 반발을 자초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