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대응 변호인단을 이끄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이번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측에 서한을 보내 사법 방해 여부 등을 묻는 특검의 대면 조사 제안을 거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줄리아니 전 시장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서한의 주요 요지에 대한 물음에 "(사법)방해에 대한 질문을 허용하는 것이 정말로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줄리아니 전 시장은 그 서한이 뮬러 특검의 요청을 공식적으로 거절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서한을 통해 협상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대통령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아 우리도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같은 대면 조사 지연은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거짓말'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한 뒤에 나온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캠브와 러시아 정부 간 유착 의혹을 가리킨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대면 조사를 추가로 미루는 이번 결정으로 연방 수사관들이 '짜증'이 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면 조사를 위해 지난 수 개월간 변호인단과 협상을 벌여왔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물론 그럴 수 있다"며 "하지만 그들은 위증죄로 무언가를 얻어내려 하는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대한 답변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면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할 것"이라며 "뮬러 특검은 우리가 필요치 않으며 그는 (이미) 우리 설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작년 12월 플린 전 보좌관은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과 관련해 FBI에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현재 플린 전 보좌관은 뮬러 특검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코미는 FBI 국장 당시 의회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증거가 있는지에 대해 논평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한 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작년 5월 해고당했다. 이후 코미 전 국장은 증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이 인용한 두 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변호인단에 서한을 보내 대면 조사에서 물어볼 질문의 수를 줄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 명의 관계자는 서한에서 뮬러 특검이 대면 조사에서 사법방해 여부에 대한 질문의 수를 줄이고 대신에 서면으로 답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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