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방문한 김동연 "기업 기 살리러 왔다"
이재용 부회장, 바이오 규제 완화 등 건의
[평택=뉴스핌] 한태희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투자와 고용 계획은 삼성 자체 판단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투자 구걸' 논란을 진화하고 나섰다. 정부가 대기업 팔을 비틀어서 일자리나 투자 약속을 받아내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대신 혁신성장 현장소통 간담회는 '기업 기 살리기'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기업 건의사항을 듣고 규제를 전향적으로 풀어주겠다는 것. 이에 화답하듯이 김동연 부총리를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바이오산업 규제 완화 등을 건의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6일 오전 혁신성장 현장소통 간담회 일환으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삼성 경영진 및 협력사 대표와 만났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동연 부총리와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삼성에서는 이재용 부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평택=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오른쪽)이 6일 오전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접을 받으며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2018.08.06 leehs@newspim.com |
간담회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육성 △상생 협력 강화 등이 비중있게 논의됐다. 다만 이미 알려진 대로 삼성그룹 투자 및 고용 관련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동연 부총리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투자와 인력 고용 계획 발표 내용이나 시기는 전적으로 삼성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종용할 성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다만 삼성의 대규모 고용 계획 발표를 기대하는 눈치다. 올해 정부 일자리 창출 목표가 32만개에서 18만개로 거의 반 토막 난 상황에서 반전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혁신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좋겠다"며 "일자리가 20몇만개 넘으면 광화문 광장에서 춤이라도 추겠다"며 절박한 심정을 보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삼성이 규제완화 등을 건의하면 정부가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부총리는 삼성이 건의한 내용을 일부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는 "바이오 사업 관련 규제, 평택 공장 전력 확충 문제, 5G, 외국인 투자 문제 등 상당히 구체적인 건의가 있었다"며 "적절한 답변을 드렸고 정부가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한 내용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동연 부총리는 "기업 영업상 비밀이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제가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부연했다.
이날 간담회 전후로 깜짝 행사도 있었다. 김동연 부총리는 평택캠퍼스를 방문하자마자 작성한 방명록에서 '우리경제 발전의 초석 역할을 해내 앞으로 더 큰 발전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간담회 후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김동연 부총리에게 기념액자를 선물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답례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책 2권을 선물했다. 한 권은 부총리가 쓴 '있는 자리 흩트리기'다. 다른 한 권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감명깊게 읽은 것으로 알려진 '톨스토이 단편집'이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