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6일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 방문
전망과 달리 삼성 투자 발표 없어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은 이뤄졌지만 예상대로 이날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 발표는 없었다.
정치적인 이유 탓에 당일 계획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계획이 무산되기 보단 추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김 부총리는 6일 오전 10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캠퍼스 안을 돌았다.
공장 안에 들어가기 전 김 부총리는 이재용 부회장의 권유로 방명록을 작성해 '우리 경제 발전의 초석 역할을 하며 앞으로 더 큰 발전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단체 사진 행사에선 다 함께 '혁신! 성장!'을 구호로 외치기도 했다.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의 만남이 이뤄지기 전 언론에서는 삼성전자가 둘의 회동에 맞춰 100조원 규모의 '투자 보따리'를 풀 것이라고 앞 다퉈 보도했다.
지난 3월 김 부총리가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를 방문하며 SK는 3년간 반도체 소재 등에 80조원의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초호황기를 누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SK 외에도 김 부총리는 지난해 12월부터 대기업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했고, 그가 방문할 때마다 대기업들은 대규모 투자 및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LG는 올해 올레드 설비 등에 19조원을 투자하고 1만명을 신규 채용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고, 이밖에 현대차(23조원‧4만5000명), 신세계(9조원‧1만명)가 김 부총리를 만나 일자리·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김 부총리와 만난 대기업들은 모두 투자와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와 달리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삼성 역시 준비를 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발표가 불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총리가 삼성전자를 방문하기에 앞서 언론에서는 청와대가 김동연 부총리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을 때 삼성의 투자 및 고용 확대 계획을 기재부에서 직접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가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하는 것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김 부총리가 방문하는 당일 삼성의 투자·고용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 마치 정부가 재벌의 팔을 비틀거나 구걸하는 것처럼 국민이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도가 있고 김 부총리는 당일 저녁 A4용지 1장 분량의 반박 입장문을 내며 "삼성 방문과 관련해 의도하지 않은 논란이 야기되는 것은 유감"이라며 "이런저런 논란에서 벗어나 혁신성장과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모두가 합심하여 노력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청와대와 기재부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지며 삼성전자는 김 부총리의 방문 당일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 및 고용과 관련해 그동안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계획이 무산되진 않고 발표가 늦어지는 것"이라며 "추후 경영진의 의중에 따라 발표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