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에 대한 미국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상원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 앞서 별도의 성명을 통해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과 크림반도 병합은 민주 국가들이 공조하는 국제원칙을 훼손한 행위라며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의 성명 발표는 최근 헬싱키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언급하지 않아 사실상 이를 묵인하고 허용하는 것이 아니냐란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크림반도 병합에 대한 책임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에 전가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를 알고도 지켜만 봤다며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를 공격해 왔다.
청문회에서는 미러 정상회담에서의 트럼프 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같은 공화당 식구이면서 평소 트럼프를 비판하는 인물로 유명한 밥 코커 위원회 위원장은 "대통령의 행동은 우리 국가에 엄청난 불신을 심었다. 우리 상원의원을 의구심을 품게 만들고 대통령의 동기에 대해 국민들이 의심을 하는 행동에는 어떤 전략이 숨어있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폼페이오는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200개가 넘는 제재를 언급하며 트럼프 옹호하기에 나섰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시도를 반대하며 우크라이나가 온전한 영토를 되찾을 때까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문회 후 러시아 정부는 조속히 반응했다. 러 외무부 대변인은 미러 정상회담 때 정상 간의 "역사적인 발언"의 "가치를 안다"며 미국이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영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일축했다. 푸틴은 정상회담 후 트럼프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크림반도 병합에 대해 "우리는 국제규범과 유엔헌장에 따른 국민투표로 합법적으로 병합했다고 믿는다"고 발언한 바 있다.
올 가을에 예정된 2차 미러 정상회담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마녀사냥이 끝난 후" 이뤄져야 한다며 "내년 초"로 연기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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