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은 서울시, 역사개발은 국토부 권한
여의도 개발 현 정부 부동산정책과 반대..논의 필요할 듯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의 '큰 꿈'인 서울 '여의도‧용산 통합개발'에 정부가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면서 개발계획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의도‧용산 통합개발은 서울시 도시계획 관리권자인 박원순 시장이 마음대로 추진할 수 있다. 주거지역 종상향이나 아파트 재건축 층수규제 완화는 박 시장의 몫이다. 다만 이 부분에서도 '집값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와 달라지기 때문에 부담이 따른다.
더욱이 여의도 개발과 달리 국가철도망인 용산~서울역 구간 철도 지하화나 개발은 정부의 허가가 필수다.
24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여의도를 국제 금융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한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서울시 직권으로 추진할 수 있다. 반면 용산~서울역 철도구간을 지하화하고 개발하는 '서울역 마스터플랜'은 국토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뉴스핌DB] |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통합개발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협의해서 함께 하지 않으면 현실성이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서울시는 여의도를 국제 금융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한 '여의도 마스터플랜'과 용산~서울역 철도구간을 지하화하고 마이스(MICE, 회의‧관광‧전시실)시설과 쇼핑센터를 건립하는 '서울역 마스터플랜'을 곧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역과 용산역을 개발하는 서울역 마스터플랜은 국토부의 허가가 필수다. 철도와 역사는 철도시설공단, 용산역세권개발 핵심부지인 철도정비창 부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유다. 국가 소유 철로를 지화하거나 노선을 변경하는 행위는 정부 주관 사업으로 이뤄진다.
'서울역 통합개발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은 지난해 국토부와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했다. 서울역을 교통 허브로 발전시키고 서울역 인근지역은 서울시 도시계획과 조화를 이룬다는 구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발주 당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교통정책과 도시정책'을 융복합적으로 연계해 협업체계의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여의도 마스터플랜의 핵심인 종상향이나 층수 규제는 서울시 권한이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종상향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여의도 일대 전체를 용도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주거지역을 상업 용도로 종상향하겠다는 내용이다. 국제 금융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한 부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업 용도로 종상향이 결정되면 주상복합 아파트는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로 신축도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집값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반대라는 점이다. 정부는 최근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며 8.2부동산대책이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계획은 부동산시장 과열에 불을 붙일 수 있다. 이미 마스터플랜 공개가 언급되자 여의도와 용산 일대 아파트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급등하는 모습이다.
김현미 장관은 "여의도와 용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부동산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여의도, 용산 통합개발은 도시계획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비사업적으로도 고려할 것이 많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을)은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주택시장 안정화, 도시재생뉴딜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국토부와 국토위가 총력을 다 해왔는데 지자체가 정부 정책과 배치되는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부작용을 남기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며 지적했다.
김 장관은 "도시계획은 시장이 발표할 수 있겠으나 실질적으로 진행되려면 국토부와 긴밀한 협의하에 이뤄져야 실현 가능성이 있다"며 "철도시설은 국가 소유이기에 중앙정부와 협의해서 함께 하지 않으면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