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서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방향을 논하다' 세미나 열려
공정거래법제 개선 특위, 근소하게 선별 폐지보다 보완 유지로 가닥 잡아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최근 검찰과 공정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전속고발권 개편 방향에 대해 보완‧유지할 것인지, 선별적으로 폐지할 것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쟁이 진행됐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권고안을 제안할 공정거래법제 개선 특별위원회는 치열한 내부 토의 후 다수결 투표 끝에 근소하게 ‘보완‧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속고발권 존폐 논의의 본질은 과도한 형벌 조항에 대한 견제 및 리니언시(담합행위를 한 기업이 자진신고를 할 경우 처벌을 경감하거나 면제하는 제도) 정보 활용 등 검찰과의 협업 체제 구축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방향을 논하다 토론회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18.07.09 kilroy023@newspim.com |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방향을 논하다’ 두 번째 세미나에서 김재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공정거래법제 개선 특별위원회 논의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전속고발제 개편에 대해 특위는 전면폐지, 선별폐지, 보완‧유지의 3가지 방안을 두고 논의했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 고발이 있는 경우에만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제도다. 고발권이 남용돼 기업 경제활동을 어렵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980년 도입됐다.
전속고발권 폐지를 주장하는 검찰과 공정위의 갈등은 최근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달 말 서울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불법 전관취업 등 조사를 이유로 공정위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특위 내에서도 가장 의견 대립이 첨예했던 전속고발권 개편에 대해, 보완‧유지하자는 의견이 선별폐지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보완‧유지 논거로는 △전속고발제 폐지시 중복조사 우려 △의무고발요청제 확대로 보완 가능 △경성담합도 경제분석 요구 등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이호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속고발제 폐지에서 중요한 것은 리니언시 제도를 현재와 같이 일원적으로 운영할 것인지, 별개의 형사 리니언시를 둬 이원화할 것인지, 일원화를 유지한다면 공정위가 독점하고 있는 리니언시 정보를 검찰과 공유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현재처럼 1차적으로 공정위가 리니언시를 접수해 조사 개시하고 일정 기간 내 공정위가 정보를 검찰에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거래법 전면개정, 방향을 논하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7.09 kilroy023@newspim.com |
선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실적으로 전속고발제를 단순히 보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형벌 정비 논의도 어려울 것”이라며 “전속고발제를 경성담합 등 일정 범위에서 폐지하되, 우선적 접근 능력과 권한을 가진 공정위가 리니언시 사건을 포함해 검찰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을 대표해 참석한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전속고발권에 대해 선별적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전면 폐지시 악의적이고 음해적인 고소 고발 남용 우려가 있고 모든 거래 행위가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중소기업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면서도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부당지원행위와 거래상 지위남용 등 우월적 지위를 앞세운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선별적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임동춘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장은 “공정위가 최종적으로 전속고발권을 보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검찰과의 협업을 현재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 방안 마련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위의 답변을 요구했다.
한편 특위는 이달 중 전체회의를 열어 특위안을 최종 마련한다. 이후 공정위는 특위 논의결과 및 의견수렴을 거쳐 8월 중 공정위 안을 마련해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