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 전당대회"vs "전권형 비대위"…차기 당권싸움 치열
"혁신 자체에 대한 논의는 없어…이래선 변화 못해"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혁신 비대위원회를 통해 당을 전면 쇄신하겠다던 한국당이 혁신보다는 공천권을 둘러싼 샅바싸움을 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이 근본부터 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다수였지만, 이제는 계파를 불문하고 당 주류가 되기 위한 권력다툼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내주초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회 권한과 역할,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지도부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07.06 kilroy023@newspim.com |
비대위원회 구성 전 당의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의원들은 이번 의총에서 서로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강하게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 지도부와 복당파 의원들은 '전권 비대위원회'를 강조하며 내년 초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친박계 의원들을 비롯해 다른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대위가 관리자 역할만 하고 연내 전당대회를 열어 확실한 당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당 내에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꽤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당대표 권한대행이 비대위원회 체제로 간다고는 했지만, 비대위원장을 놓고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기 보다는 확실한 리더를 뽑아 당을 안정시키고 변화시켜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 당 지도부로서는 전권 비대위원회를 올해 말까지 운영하고 내년 초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유리하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적극 지지하기로 한 비대위원회가 당 지지율 올리기에 성공한다면, 내년 초 당권을 다시 잡게 될 여지가 생기는 탓이다.
한 한국당 의원은 "최근의 당 내 대립은 결국 '공천권 싸움'이다. 현상유지를 원하는 지도부는 비대위원회를 통해 시간 끌기에 나설 것"이라면서 "친박계 의원들도 지금 힘을 얻지 못하면 총선에선 끝인 만큼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친박계 의원들이 비박계 수장인 김무성 의원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의 탈당 및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당 내에서 이견 대립이 점점 심화되면서 당의 혁신 자체보다는 권력다툼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늘 변화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늘 힘 싸움만 하는 것이 고질적인 문제"라면서 "당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방법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대립에만 힘을 쏟아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