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 혐의, 법리적 판단에 따라 영장 범죄사실에선 빠져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수백억원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운명이 5일 오전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조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지난 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조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회장에겐 특가법상 횡령·사기, 약사법 위반 등 총 5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하고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탈루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을 받는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수백억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의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2018.06.28 deepblue@newspim.com |
검찰은 조 회장 등 4남매가 창업주이자 선친인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아 5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2년 숨진 조 전 회장은 프랑스와 스위스 등 세계 각국에 부동산을 보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세포탈 혐의와 관련해 검찰은 이미 지난달 25일 조 회장의 두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같은달 26일에는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다만 조세포탈 혐의는 공소시효 등 법리적 판단에 따라 영장 범죄사실에선 빠졌다.
검찰은 아울러 조 회장이 지난 2000년 A 약사와 이면 계약을 맺고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인근에 약국을 개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조 회장이 그룹 계열사 정석기업이 보유한 건물에 약국 공간을 저렴하게 제공한 뒤 발생한 이득의 일정 지분을 받아 챙겼다는 것이다. 부당이득 규모는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조 회장 일가는 또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와 '통행세 가로채기'를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20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만일 법원이 영장이 발부하면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세금 629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된 지 19년 만에 다시 철창 신세를 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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