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의총서 계파갈등 오히려 고조돼
친박계 김진태 "내 목 친다고 한 사람 누군가…김성태 사퇴하라"
메모로 계파갈등 불지핀 박성중 의원은 윤리위 회부키로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당내 친박계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당내 계파 갈등이 점점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김성태 권한대행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난 21일 의총에서 불거진 계파갈등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김 권한대행은 "6.13 선거 패배 후 당의 쇄신과 혁신, 변화를 통해 우리가 거듭 태어나는 진정 어린 모습이 필요한데, 정작 쇄신을 논하기 보다는 다시 친박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 같아 밤잠을 한 숨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정말 지긋지긋한 친박의 망령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김성태 권한대행이 발표한 당 쇄신안에 대해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기 위해 지난 21일 의원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친박 의원들이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에 대한 책임론을 들고 나오면서 계파 갈등이 더 고조됐다. 정작 당 쇄신안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6.21 kilroy023@newspim.com |
김 권한대행의 이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친박의 망령이 되살아났다고 하는데, 가만 있는 내 목을 친다고 한 사람이 누군가"라며 "의총에서 그걸 항의한 것이 잘못인가.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래놓고 친박에 뒤집어 씌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애꿎은 초선 박성중 의원에게 책임을 미루지 말고 탈당파 모임에서 그 말을 한 사람이 누군지 밝혀라"라면서 "김 대표는 있지도 않은 친박에 기대 정치생명을 연명할 생각 말고 쿨하게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김 권한대행이 당내 갈등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음에도 친박계와 비박계 간 갈등이 점점 표면화되고 있는 것.
한국당 비박계 한 의원은 "잘못한 박성중 외에 김성태까지 건드리는 것은 김성태를 몰아내고 친박계가 다시 당권을 잡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아마 친박계는 당 내부에 친박 세력이 아직 많은 점을 이용해 혁신 비대위보다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당내 갈등에 한국당 쇄신안도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우선 김 권한대행은 적어도 다음주 초까지 혁신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를 꾸려 비대위 체제를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김 권한대행은 "의총을 통해 의원들과 다시 공감하고 공유할 일이 있으면 충분히 하겠지만 더 이상 의총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빠른 시간 내에 비대위 준비구성위원회를 출범시키도록 하겠다. 준비위원장은 아직까지 판단하지 않았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우리 당에서도 일정부분 준비위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성태 권한대행은 '친박, 비박 싸움 격화' '친박핵심 모인다' '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의 메모로 당내 계파갈등 논란을 야기한 박성중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