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른바 G2(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무역 마찰에 따른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압박하는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정치권 쟁점이 다시 불거지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사진=로이터 뉴스핌] |
여기에 주말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의 결과를 둘러싼 경계감도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각)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이 3.44포인트(0.90%) 밀린 380.85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183.25포인트(1.44%) 급락한 1만2511.91을 나타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70.96포인트(0.93%) 하락한 7556.44를 나타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56.30포인트(1.05%) 5316.01에 마감했다.
이탈리의 정치권 움직임이 또 한 차례 증시를 강타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상원은 ‘안티 EU’로 정평난 경제학자 알베르토 바그나이를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했다. 그는 공동통화존 해체를 주장하는 서적을 두 권 집필한 인물이다.
이와 함께 포퓰리스트로 꼽히는 동맹당의 클라우디오 보르기 경제 자문관을 하원 예상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유로존 체제에 반기를 든 인물이 의회에서 재정과 예산을 총괄하는 요직을 차지하자 동맹당이 EU 시스템에 어긋나는 정책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 것이라는 의견이 번지면서 연정 구성으로 진정됐던 정치권 리스크가 재점화됐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 크레디트와 인테사 상파울로, 유비 방카 등 금융주가 3% 내외로 하락한 가운데 FTSE MIB 지수가 2% 급락하며 2만1673.11에 거래, 유럽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자동차 섹터도 약세를 나타냈다. 다임러가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 급락을 부추겼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로 인해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수출이 둔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독일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 시행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한 가운데 다임러가 4% 급락했고, 폭스바겐과 BMW도 3% 내외로 밀렸다. 이 밖에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4% 가까이 떨어지는 등 자동차 섹터가 일제히 급락했다.
OPEC과 비회원 산유국 회의 결과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쟁점이다. 이번 주말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증산을 결정한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증산 규모와 이에 따른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브렌트유가 장중 1.4% 급락하며 배럴당 73.68달러에 거래됐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0.35% 내린 배럴당 65.48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