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오뚜기 샘표 풀무원 농심 KT&G 등 거론
기업들 여전히 신중‥개성공단·철도사업엔 기대감도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업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북사업에 경험이 있거나 창업주가 이북 지역 출신 등 연결고리가 있는 식품업체가 관심이 높다. 다만 이들 기업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 오뚜기 샘표 풀무원 등 식품업체는 이북 출신 창업주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북 사업 대상에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 이북출신 창업주… SPC삼립 오뚜기 샘표 풀무원
SPC그룹 모태인 상미당이라는 빵집은 고(故) 허창성 회장이 지난 1945년 북한 옹진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1948년 서울로 옮겨 삼립식품으로 명칭을 바꿨다.
[사진공동취재단] 8일 오전 개성공단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 위한 우리측 추진단이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출경하고 있다. 이번 추진단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청와대와 현대아산, KT와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 관계자 등 총 14명으로 구성되었다. 2018.06.08 |
SPC는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이름을 드러내 주목받았다.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인 경기 고양시 킨텍스와 북미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싱가포르에서 각각 파리바게뜨 부스를 운영한 것. 취재진에게 빵과 샌드위치, 음료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
오뚜기의 창업주이자 함영주 회장 아버지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함경남도 원산 출생이다.
2007년 북한 어린이 결핵환자를 돕기 위한 결핵약품 구입 후원금 4000여만원을 모아 후원단체에 전달했다. 2013년엔 북한 어린이 200만명이 한 끼로 먹을 수 있는 쇠고기스프(1kg) 3만여개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 2억4000만원어치였다.
샘표 창업주인 고 박규회 선대회장도 함경남도 흥남, 장남인 박승복 회장은 함경남도 함주 출신이다. 3세인 박진선 대표는 2007년 7월 평양에 방문하기도 했다. 유독 북한과 인연이 있는 기업으로 2007년 '북한 장류제품 보내기 운동'으로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북한에 보냈었다.
박진선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대북사업과 관련,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당연히 간장 등 관련 제품들로 사업을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풀무원 창업주는 고 원경선 원장이다. 원 원장은 평안남도 중화군 출신으로 북한과 인연이 있다. 풀무원은 2009년 기아대책을 위해 북한 식수개발에 필요한 기금 2600만원을 전달했다. 당시 기금은 평안남도 평양시 락랑구역의 식수환경 개선사업에 지원됐다.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남북경협에 기대감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논의를 시작하기엔 섣부른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대북TF 구성이나 내부 움직임은 없다"고 강조했다.
◆ 대북 사업 경험 있는 KT&G, 농심도 예의주시
지난 2016년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철수작업이 시작된 모습.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대북사업 경험이 있는 농심이나 KT&G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하는 상황. 농심은 2015년 말 나진-하산 프로젝트 3차 시범 운송사업으로 백산수 170여톤을 북한 나진항을 통해 들여온 바 있다. 나진항으로 운송하면 현재보다 이동거리가 약 800km 짧아져 운송 시간도 그만큼 줄어든다.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현재 농심 백산수는 중국 연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육로와 중국 대련항을 통해 운송한다.
KT&G는 1998년 북한과 담배사업을 협력한 경험이 있다. 당시 북한 측에 담배 궐련을 제조하는 궐련기와 포장기 등 제조설비를 공급했었다. 그렇게 평양에서 '한마음' 등 담배를 생산해 남북에서 각각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회가 된다면 대북사업을 다시 검토해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분위기"라며 "대북 철도 사업 등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물류 운반이나 수출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