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비상 의원총회 개최…당 미래 관련 4시간 릴레이 회의
"다시 태어나겠다. 상투적 변화와 단절하겠다"
'혁신 비대위' 구성해 당 쇄신 추진하기로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그들 뒤에는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놓였다.
15일 자유한국당은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의 참패를 책임지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물러난 뒤 당의 운영 및 쇄신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4시간여 가까이 이어진 회의 끝에 나온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예결위 회의장 앞에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의원들은 사죄의 의미로 노타이에 셔츠 차림을 하고 나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무릎을 꿇고 있다. 2018.06.15 kilroy023@newspim.com |
이들은 "국민들께서 자유한국당에 등을 돌린 참담한 현실 앞에 처절하게 사죄드리며 반성문을 올린다"면서 "국민들의 바람은 냉엄한 반성과 뼈를 깎는 혁신과 변화였다. 당명을 바꾸고 두차레 혁신위를 운영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께서는 합리적이고 품격있는 보수 정당을 원했지만 거친 발언과 행태는 국민 마음이 한국당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며 "저희는 혁신을 위한 처절한 반성도, 뼈를 깎는 변화와 노력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정당으로 평가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시 태어나겠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상투적인 변화와 단절하고 그 누구도 걸어가지 않는 길을 국민과 대한민국 미래만 바라보고 나아가겠다"면서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다시 한번 사죄했다.
◆ 김성태 "혁신 비대위 구성해 당 변화 만들어 가겠다"…일부 의원 총선 불출마 선언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8.06.15 kilroy023@newspim.com |
자유한국당은 이날 회의를 통해 향후 혁신 비대위를 구성해 변화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한국당은 국민들이 이번 선거에서 저희를 응징한 마음을 고귀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처절한 진정성으로 당의 쇄신과 변화와 혁신을 하겠다"면서 "경제중심 정당으로 다시 거듭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조기 전대를 치러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거의 전부였다"면서 "앞으로 혁신 비대위를 구성해 당의 일신과 변화의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권한대행은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도 있고, 내부적인 비대위 참여도 열려있고 어떤 길로 가든 당을 혁신하고 변화하고 쇄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무성 의원 정계 은퇴 "보수정당 재건 위해 내려놓겠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의총에 앞서 공개발언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주도할 보수의 가치관을 새로 정립하고, 당의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김 의원 외에 다른 초선의원 한 명도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총선 불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진 의원 중에서 은퇴를 선언한 것은 김무성 의원이 유일하다.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꾸준히 중진 의원들의 정계 은퇴를 요구할 예정이다. 다만 초선 의원들 간에도 일부 의견이 달라 이를 조율하고 실제 정계 은퇴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모임을 갖고 초선 의원들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전 중진 의원들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던 성일종 의원은 "계속해서 운동을 해 나갈 생각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중진들이 은퇴 요구에 반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다음주 화요일에 다시 모여 초선 의원들의 구체적인 역할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