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이 미국의 새로운 제재에 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지원을 요청했고 세계 석유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견해가 일부 OPEC 장관들의 의견과 다르다는 신호를 보내 내달 있을 OPEC 회의에 불협화음이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로이터가 입수한 서한을 따르면 비잔 잔가네(Bijan Zanganeh) 이란 석유장관은 "우리는 OPEC 규정 제 2조에 따라 회원국들의 지원을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OPEC 규정 제 2조에는 회원국의 이익을 개별적으로 그리고 집합적으로 보호해주는 내용이다. 서한은 잔가네 장관이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부 장관에 보낸 것으로 마즈루에이 장관은 올해 OPEC 의장을 맡고 있다.
잔가네 장관은 또 이란이 최근 OPEC 장관들의 석유 시장에 대한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일부 OPEC 장관들이 "암시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견해를 표명했고 이는 OPEC의 공식 입장으로 인식되도 무방하다"고 주장해 협조하지 않은 사우디를 비판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회동했다. 당시 이들은 석유 공급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생산량 감축을 완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유가가 지나치게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가운데 생산량 증가는 약 18개월간의 엄격한 공급 제한을 종식시킬 전망이다. 유가는 2014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이달 들어 배럴 당 80.50달러를 돌파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란은 당초 제재가 해제된 이후 신규 사업 부족과 서방 투자자들의 조심성 때문에 하루 석유 생산량을 400만배럴 이상 늘리는 것을 버거워 했다.
따라서 OPEC이 증산하기로 결정하면 이란은 낮은 유가에 타격을 받으면서 생산량도 늘려야 해 결과적으로 사우디보다 혜택을 덜 받게 된다.
잔가네는 또한 만약 미국의 제재 위협이 해결된다면 "이란은 가능한 한 짧은 시간 내에 자국의 석유 시장 점유율의 재확보와 본래의 생산 수준으로 복귀할 권리가 있다며 어떠한 제한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잔가네는 마즈루에이 OPEC 의장에 "불법적이고 일방적이며 외부적인 제재를 받는 회원국에 대한 지원"이라는 제목의 긴급의제를 내달 말에 열리는 OPEC 회의에 포함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마즈루에이 장관은 별도의 서한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두 가지 선택권을 이란에 제시했다.
하나는 이란이 요청한 새로운 의제를 검토해 6월 이후 OPEC 회의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다음 회의는 11월에 열릴 계획이다. 두번째 방안은 6월 회의에서 "이란의 요구 사항"을 "다른 사업 의제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주요 의제로 상정하지 않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이란과의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철회하고 이란에 대한 "최고 수준"의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이란은 사우디와 이라크 다음으로 OPEC에서 세번째로 큰 산유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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