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최헌규의 금일중국] 마오쩌둥도 못 알아볼 중국 땅 선전 <下>

기사입력 : 2018년05월25일 18:05

최종수정 : 2018년05월25일 18:07

4차산업혁명을 견인하는 중국 기술기업들의 요람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광둥성(廣東省) 선전(深圳)시내 중심도로 선난다다오(深南大道, 심남대도)는 동서를 관통하는 이 도시의 축선이다. 이 축선을 따라 도열한 평안(平安)국제빌딩, 자오상(招商)은행, 텐센트 사옥 등의 고층빌딩 숲은 현재진행형인 이 도시의 영화를 웅변해준다. 이 도로에 어둠이 내리면 선전은 휘황찬란한 신천지로 도시의 또다른 풍모를 자랑한다.  

경제특구가 막 개설될 무렵인 1980년 이 도로는 폭 7미터에 길이가 고작 2.1킬로미터에 그쳤다. 그나마 당시로서는 특구에서 가장 긴 도로였다. 현재 도로 폭 135미터, 총 길이 25킬로미터로 확장된 이 도로는 선전의 발전상을 짚어주는 좌표가 됐다.  

개혁개방 바람이 불어닥치자 낙후한 해안마을 선전에는 구직자들이 전국 농촌으로부터 몰려들었다. 이른바 ‘선전을 향한 농민공 붐’이었다. 1982년 선전 장난감 공장 직공을 1세대로 한 농민공은 1989년 100만명으로 불어났다. 이 시기 농민공에 관한 이야기는 소설 칭춘이짠(靑春驿站, 청춘의 정거장)에도 잘 그려지고 있다.

단순 조립위주의 수출 제조에 머물던 선전 산업에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오랫동안 싸구려 라디오와 짝퉁 휴대폰, 짝퉁 TV를 만들던 선전기업들 중에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 것. 여기에는 선전 시 당국의 혁신적인 제도개혁이 단단히 한몫 한 것으로 전해진다.

1987년 선전 당국은 민영기업들의 재산권 보호라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이라고 할 획기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다른 지역에 앞서 사유재산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조치를 내놓자 선전에는 혁신바람이 태풍처럼 몰아치고 민영기업 창업이 봇물을 이뤘다.  

중국 광둥성 선전의 전자상가 밀집 지역인 화창베이(華强北)내 사이커(賽格)시장 전경 [사진=신화통신]

화웨이를 비롯해 OPPO VIVO ZTE 촨인(傳音, Tecno) TCL 등 내로라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줄줄이 이곳에서 둥지를 틀었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는 “1987년 선전시에서 민영기업 재산권 보호 문건이 안나왔다면 오늘날 화웨이도 없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때문인지, 그는 “화웨이 헤드쿼터를 영원히 선전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이후 인터넷 도입으로 선전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 IT 신흥산업이 활짝 꽃을 피우면서 개혁개방의 제2 번영기에 접어들었다.

1999년 인터넷 바람을 타고 28세의 젊은 마화텅이 선전에서 창업한 텐센트는 매출 2377억위안(2017년), 시가총액 아시아 최대 규모의 기업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다. 중국의 카톡인 텐센트 위챗은 유저만 10억명이 넘는 거대한 SNS 왕국을 형성하고 있다.   

혁신의 도시 선전은 스타트업의 천국과 같은 곳이다. 선전의 첸하이 (前海) 자유무역구 한곳에서만 매년 3만개의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있다니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급 기업들도 넘쳐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2017년 기준 신흥산업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50%를 훌쩍 넘어섰다. 성장의 엔진이 전통제조에서 스마트 혁신기술로 완전히 탈바꿈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선전은 제조대국 중국을 기술강국으로 바꿔가는데 있어 견인차역을 자처하고 있다. 선전에선 핀테크와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신기술 분야에서 매일 평균 51건의 첨단 기술 특허가 쏟아져 나온다. R&D 투자 규모는 도시 전체 GDP의 4%를 넘는다.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같은 기라성같은 도시가 있지만 중국내 4차산업혁명 기술 주도권은 일단 선전의 수중에 들어갔다는게 중국 업계의 판단이다.

세계는 한때 선전을 두고 중국 짝퉁의 본산이라고 손가락질 했지만 이런 오명은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입에서 말끔히 지워졌다. 오히려 글로벌 소비자들은 이제 화웨이 스마트폰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삼성과 워렌 버핏 등 세계적인 자본은 선전 전기차 기업 BYD에 거금을 투자하고, 무역업자들은 선전기업 DJI 드론을 판매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이란 대통령 탄 헬기 추락…'악천후' 탓 수색 난항으로 생사 불명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가 19일(현지시간) 추락했지만 기상 악화로 수색 활동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까지 생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이란 내무부는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국경 인근에 건설한 아라스강의 댐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고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함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타브리즈 지역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알하셰미, 경호원 등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앞서 사고 헬기가 비상착륙 했다고 보도했다가 내무부 확인을 거친 뒤 추락으로 표현을 바꿨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사고 접수 후 구조대 40개 팀을 급파했으나 악천후와 험한 산악 지형 때문에 수시간이 지났지만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헬기 추락 인근 지역에 구조대가 급파됐으나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5.20 kwonjiun@newspim.com 이란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헬기 추락으로 라이시 대통령과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생사가 위기"라며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정보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사고 헬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한 명과 또 다른 탑승자 한 명이 구조대원들과 접촉했다는 증언도 나왔고, 헬리콥터 위치를 파악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국제적십자사 조직인 이란 적신월사는 보도를 부인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헬리콥터가 추락한 이후 라이시의 안전을 기원한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국정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신께서 존경하는 라이시 대통령과 그의 동료들을 국가의 품으로 돌려주시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이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이라크, 튀르키예 등 인근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은 구조와 수색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헬기 사고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수색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러시아에서는 마리아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이 "실종 헬기 수색과 사고 원인 조사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건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란이 필요로 하는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도 이번 사고를 예의주시 중이다. 백악관은 조지아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고를 보고받았다고 밝혔고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 사고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려 "이란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태운 헬기가 예기치 않게 비상 착륙했다는 뉴스를 보고 있다"며 "EU 회원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상황을 긴밀히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 2024-05-20 05:3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