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대상포진 백신 등 고가의 '프리미엄 백신' 시장을 놓고 국내외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SK케미칼과 GSK가 대상포진 백신을 내놓은 데 이어 GC녹십자도 미국에 법인을 세우며 본격적인 프리미엄 백신 개발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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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백신은 정부에서 아동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기초백신이 아닌 고가의 백신을 뜻한다.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고, 접종 대상자도 주로 성인이나 노인들이다.
프리미엄 백신 중 특히 대상포진 백신을 출시하거나 개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어린 시절 수두를 일으킨 뒤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다시 나타나는 질병이다. 붉은 반점과 물집이 나타나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경우 대상포진이 치명적일 수 있어 백신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상포진 백신은 다국적 제약사 MSD가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은 조스타박스가 유일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SK케미칼이 지난해 12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성공하고, 지난해 12월20일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국내에 출시했다. 지난 4월을 기준으로 스카이조스터의 올해 누적 매출액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다국적 제약사 GSK도 지난해 10월 FDA로부터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작년 4분기 미국 시장에 제품을 내놨다. 최근에는 유럽과 일본에서도 최종 승인을 받았다.
GSK는 90% 이상의 높은 예방률을 내세우며 시장을 공략 중이다. 다른 제품들의 예방 효과는 60~70% 수준이다. 단, GSK의 싱그릭스의 경우 2회 접종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기초백신을 주력으로 개발하던 GC녹십자도 본격적으로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최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신규 법인 큐레보(CUREVO)를 설립했다. 큐레보는 올 하반기 대상포진백신 'CRV-101'(프로젝트명 MG1120)의 미국 임상시험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GC녹십자는 효능, 편의성 등 기존 제품들보다 진일보한 경쟁력을 가진 차세대 대상포진백신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외 업체들이 앞다투어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프리미엄 백신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고령화로 인해 프리미엄 백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기초백신보다 프리미엄 백신의 부가가치가 더 높다"며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백신 사업을 분사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칭)을 신설하는 등 백신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상포진 백신 외에도 자궁경부암 백신, 폐렴구균 백신 등 프리미엄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GC녹십자도 수두 백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등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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