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소설 쓰냐" vs김태호 "진실 밝혀라" 날 선 신경전
드루킹 "김 의원, 매크로 허락해달라고 하자 끄덕여" 추가 폭로
한국당 대변인 "정치 브로커와 불법 공모하고 인사 개입"
민주당 대변인 "김태호측 주장, 근거 없는 네거티브 불과"
[서울=뉴스핌] 오채윤 기자 = 드루킹이 옥중편지를 통해 사실상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예비후보가 '댓글 조작에 처음부터 관여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옥중 편지가 얼마 남지 않은 6.13 지방선거 경남지사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경수 후보는 편지 내용이 소설이라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고, 그동안 드루킹 관련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던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 측은 후보 사퇴까지 요구키로 하는 등 '네거티브' 공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5.08 leehs@newspim.com |
◆ 드루킹 "김경수 후보 앞에서 매크로 시연했다" 주장...김경수 후보 진술과 엇갈려
드루킹이 전한 옥중편지에는 당시 김경수 의원과 나눴던 대화나 상황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드루킹은 지난 17일 조선일보에 보낸 A4 용지 9장, 7000자 분량의 글에서 "2016년 10월 파주의 제 사무실로 찾아온 김경수 전 민주당 의원에게 '매크로(댓글 조작 프로그램)'를 직접 보여줬다"며 "(댓글 작업을) 허락해 달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다.
또 "김 의원은 '뭘 이런 걸 보여주고 그러냐. 그냥 알아서 하지'라고 말했다"고 했고, "매일같이 손으로 작업한 기사들의 목록을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 비밀방으로 일일보고 했고 김 의원은 매일, 적어도 저녁 11시에는 확인했다"고 전했다.
드루킹의 편지가 기존 경찰조사에서 진술했던 것과 다른 점이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김 후보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 담긴 드루킹의 편지가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어떤식으로든 선거정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8.05.08 leehs@newspim.com |
◆ 김경수 "소설 쓰냐" vs 김태호 "지금이라도 자백하라"
김경수 후보는 “드루킹의 주장은 어처구니 없는 소설 같은 얘기”라며 “거리낄 것이 있다면 경찰조사도 먼저 받겠다고 하고, 특검도 먼저 주장하고 하겠나”라며 드루킹의 주장을 일축했다.
반면 한국당은 사퇴 등을 요구하며 김경수 후보를 겨냥한 논평을 하루도 빠짐없이 쏟아내고 있고, 김태호 후보 측은 이와 관련 김경수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 대변인인 윤한홍 의원(마산회원)은 지난 19일 "드루킹 옥중 편지가 정치 브로커의 황당한 소설이라면 그 정치 브로커와 긴밀하게 불법을 공모 실행하고 국가 인사 문제를 협의하고 추천한 게 누구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후보는 더 이상 도민을 속이려 하지 마라. 더 이상 갈길 바쁜 경남의 미래를 발목 잡지 마라"며 "지금이라도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완전하고 진실되게 자백하라. 그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김태호 후보가 한 지역방송에 출연해 ‘김경수 후보가 (드루킹 사건의) 주범’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김태호 후보의 주장은 근거 없는 네거티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제 대변인은 "여론조사에서 큰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김태호 후보는 네거티브를 중단하고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선보야야 한다"며 "TV토론은 피하면서 오히려 정치 브로커와 보수 언론을 통해 이뤄지는 악의적 정치 공세에 한 팀이 되려 한다면 도민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진 = 김경수 후보 페이스북> |
김경수 후보도 연일 자신에게 쏟아지는 공세를 가만히 지켜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명히 경고한다. 사람 잘 못 봤다”며 “저들의 네거티브라는 무기가 얼마나 낡고 낡은 것인지, 무디고 무딘 것인지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