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벌칸상
15년 무명 생활 끝…유태오의 발견
'버닝' 주역들이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동 파인하우스필름 대표, 배우 스티븐 연, 전종서, 유아인, 이창동 감독.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제71회 칸국제영화제가 폐막했다. 기대를 모았던 ‘버닝’의 황금종려상은 불발됐지만, 그에 못지않은 값진 성과를 이뤘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제71회 칸국제영화제는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폐막식을 열고 12일간의 축제를 마무리했다.
이날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에게 돌아갔다. ‘만비키 가족’은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가족이 갈 곳 없는 다섯 살 소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자연스레 ‘버닝’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불발됐다. 대신 ‘버닝’은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품에 안았다. 이 상은 전세계 영화 평론가, 기자 등이 모여 만든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이 최고의 작품성을 자랑하는 영화들에 수여하는 것으로 폐막식 시상식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이로써 ‘버닝’은 비평가들이 선정한 올해 칸국제영화제 최고의 영화에 등극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앞서 ‘버닝’은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데일리에서 칸 사상 최고 평점인 3.8점(4점 만점)을 받았다. 이에 앞서 아이온시네마, 투다스 라스 크리티카스 등 유력 영화 사이트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미술, 음악, 촬영 등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의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벌칸상도 ‘버닝’ 신점희 미술 감독에게 돌아갔다. ‘아가씨’(2016) 류성희 미술감독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다.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공작' 팀과 '레토' 팀 [사진=CJ엔터테인먼트·칸국제영화제 공식 트위터] |
‘버닝’ 외에도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영화인들의 활약은 빛났다.
윤종빈 감독이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공작’으로 초청, ‘용서받지 못한 자’(2005) 이후 또 한 번 칸에 입성해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는 ‘공작’을 “웰메이드 영화다. 강렬하면서도 대단했다”고 평하며 “(윤종빈 감독의) 다음은 경쟁부문”이라는 찬사를 보내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독일 교포 출신인 한국 배우 유태오는 경쟁부문에 초청된 러시아 영화 ‘레토’로 칸 레드카펫을 밟아 국내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15년의 무명생활 끝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그는 ‘레토’에서 빅토르 최를 연기, 안정적인 열연을 펼쳤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빅토르 최를 구현해 나가며 어떻게 그가 수많은 추종자를 이끄는 러시아 음악의 상징이 됐는지, 초기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고 극찬했다.
이외에도 20대 신예감독인 김철휘 감독이 연출한 단편 ‘모범시민’이 올해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됐고, 단편 필름 라이브러리 쇼트 필름 코너에 조현준 감독의 ‘시계’ 등 한국영화 37편이 선정돼 주목받았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