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앞 불거진 비핵화 이견 해소, 공은 북한에
권태진 "리비아식 모델이 핵심, 이견 해소될 것"
전현준 "볼턴 이야기에 너무 신경쓰지 말라는 이야기"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반발하는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에 대해 직접 나서 전면 부인하면서 북미정상회담 막판 불거진 비핵화 이견이 마무리될 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나서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 포기를 천명함과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체제 보장도 약속했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명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공이 북한으로 넘어간 가운데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주장하고 요구 수준을 핵과 미사일 뿐 아니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로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견해를 채택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미 간에 장애물이 사실상 치워진 격이 됐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통령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 트럼프, 직접 나서 리비아식 모델 포기·김정은 체제 안전보장 천명
"리비아 방식 검토 되지 않고 있다, 합의 안되면 그 모델 적용"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회담 이후 취재진들이 '김정은에 대한 안전보장을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기꺼이 많이 제공할 것이다. 그는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리비아 방식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자신이 추진 중인 비핵화 방법을 '한국식 해법'이라고 부르면서 "김정은은 그의 나라에 남아 나라를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도 "만약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미국은 그(리비아) 모델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고,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합의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함과 동시에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력한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은 밝힌 것이다.
앞서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긴급 담화를 통해 "일방적인 북한의 핵 포기만을 강요하면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북미정상회담을 포기할 수 있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국무위원장(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전문가 '북미 이견 봉합' 한 목소리, 권태진 "조율된 지점으로 돌아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으로 북미간 이견이 봉합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 연구원장은 "어차피 큰 틀에서 서로 조율이 된 것으로 돌아왔다"며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 여부가 핵심 문제였는데, 미국이 주장한 '선 비핵화, 후 보상'은 어차피 안될 가능성이 컸다"고 말했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했으니 북미간 이견은 이제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며 "너무 볼턴 보좌관의 이야기에 신경쓰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향후 북미정상회담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권 원장은 "미국이 궤도를 이탈했다가 정상궤도로 돌아온 것"이라며 "정상회담 전에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면 회담이 깨질 가능성이 높은데 사전에 조율이 됐기 때문에 오히려 북미정상회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