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분후 주가 상승효과는 아직까지 '미미'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액면분할로 황제주에서 내려온 삼성전자 거래량이 급증,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액면 분할로 인한 상승 효과는 아직까지는 가시화될 기미가 없어 보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삼성전자는 9270만3679주가 거래됐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2317만6000주로 이전 삼성전자 하루 최대 거래량인 650만주(1998년1월31일)의 약 3.6배 수준이다. 거래대금으로는 4조8398억6862만원.
이 기간 동안 개인은 사자에, 기관과 외국인은 팔자에 집중했다. 우선 개인이 나흘 동안 사고판 총액은 4조3801억6283만원이다. 이 가운데 순매수 금액은 7977억원 가량이다.
기관은 1373만2411주, 7203여억원을 사고 팔았고 이 가운데 708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매도 우위였다. 거래량 및 총액은 각각 575만주와 3003억5540만원 수준으로 이중 1977억3287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투자자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증권사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증권사의 브로커지리(위탁매매) 수익은 법인이나 기관 투자자보다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많을 때 극대화된다.
나흘간 개인 간 삼성전자의 거래량을 볼 때 증권사 수익은 약 4억4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통상 증권사 온라인 수수료(0.015%)를 감안했을 때 유관기관 수수료(0.005%)를 제외한 금액으로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다. 수수료가 높은 채널을 통한 거래와 법인이나 기관 수수료를 합치면 수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 거래량은 141만5038주, 거래대금으로는 3조2411억원 수준이다. 수수료는 약 3억2000만원 정도로 절대금액 규모로는 크진 않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늘면 수탁수수료가 증가한다”며 “수탁수수료는 여전히 증권사 전체 수수료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액면분할 등 다양한 이슈로 올 2분기 들어 하루 평균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거래량과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액면 분할로 인한 주가 상승 효과는 아직까지 제한적이다. 액면분할로 3일간 거래 정지 이후인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4거래일 동안 삼성전자의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다 2.58% 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 매도가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기업의 펀더멘탈에 변화가 없는 액면분할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비싼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참여가 적었던 개인의 매수가 커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외국인은 펀더멘탈에 변화가 없다는 점, 기관은 남북 문제 등 변화가 많은 시장에서 새로운 호재가 필요한 것으로 각각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분기 실적 감익에 대한 가이던스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면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거래정지 기간인 3일 동안 베이시스 약세를 초래했다”며 액면분할이 오히려 주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