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노사갈등, 노조 간부 김모씨에 스트레스 요인"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법원이 "수 년간 계속된 노사갈등에 따라 우울증에 걸렸다"며 업무상재해를 인정해달라는 노동조합원의 주장을 인정했다.
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차지원 판사는 유성기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승인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유성기업 노조는 노사간 특별교섭이 결렬된 지난 2011년 5월 쟁의에 돌입했다. 회사도 직장폐쇄 조치를 내리면서 맞섰다.
회사는 같은해 10월 노조 간부 김모씨 등을 포함한 파업 참가자들을 '징계해고' 처분했다. 김씨는 회사가 절차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회사의 해고 처분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김씨는 2013년 6월 복직했으나 이듬해 우울증 등을 이유로 휴직했다. 당시 김씨는 "노사 관련 소송을 거치면서 받은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발병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공단은 김씨의 우울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요양급여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유성기업 측은 "김씨에게 업무관련 스트레스 요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회사내 불법·위협적 상황이 만연한 건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불법행위때문"이라고 공단 측 결정에 반발해 요양승인 취소 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회사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을 맡은 차지원 판사는 "노사 갈등 상황은 조합원 모두에게 참담한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특히 노조 간부였던 김씨는 더욱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은 14억원 규모의 거액을 들여 사측에 우호적인 노조 설립을 지원하는 등 계획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김씨가 위법한 징계해고 처분을 받아 복직하기까지 받은 스트레스를 업무 외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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