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회장, 동남아시장 투자 확대 '적극 행보'
주요 은행장 ADB총회 참석…동남아 진출 확대 모색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말 신(新)남방정책을 발표하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 시중은행장이 잇따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장을 직접 방문해 영업을 챙기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4일까지 5박6일 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미얀마 등을 방문한다.
그는 이번 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인도네시아 소비자금융회사인 'PT BFI 파이낸스 인도네시아' 지분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데 이어 자산운용사 지분 인수도 추진 중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주로 사업제휴와 투자기회를 만들기 위해 관련 현지 인사들을 만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지난 달에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을 방문하는 등 동남아시장 현지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요 은행장들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에 참석한 후 동남아 진출 확대를 위해 고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ADB총회에는 허인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ADB 총회 참석 후 베트남, 미얀마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 행장은 캄보디아 소액대출회사(MFI)를 인수하는 한편 베트남ㆍ미얀마 등에서 농업금융과 농업경제사업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구축해 동남아 금융벨트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함영주 행장, 김도진 행장 등도 현지 마닐라 지점을 방문해 영업 현황을 챙길 예정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이번 ADB 총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내달 하순 경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해외 IR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를 만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수카르노 하타 공항에 도착,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이동하는 모습. <사진=청와대> |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세안 주요국(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순방에서 '신남방정책'을 선언했다.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한국경제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 수준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아세안을 하나의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보고 동반자로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문 정부의 전략이다. 아세안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총 10개국이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문 대통령의 아세안 국가 순방 주요 일정에는 금융권 수장 중 조용병 회장이 유일하게 참석한 것으로 안다"며 "조 회장이 동남아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말 베트남을 방문해 핀테크 MOU를 체결하는 한편 베트남 진출 한국 금융회사의 영업현황과 애로사항을 점검했다. 이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딩 띠엔 중 베트남 재무장관을 만나 우리 금융회사들의 베트남 진출을 위해 지점·현지법인 인가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