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소비자 전가 시 인플레이션 상승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유가 상승에 미국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항공사와 철도 업체부터 소비재 업체까지 주요 기업들이 비용 상승에 곤욕을 치르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이 기업 수익성에 본격적으로 흠집을 내는 양상이다.
원유 <사진=블룸버그> |
2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1% 가량 완만하게 오르며 배럴당 68.28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유가는 최근 2주 사이 12%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배럴당 70달러 돌파를 저울질하는 유가는 지난 2015년 이후 최고치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 강세에 기업들은 홍역을 치르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 시즌 이익 전망을 낮춰 잡는 기업들이 꼬리를 물고 있어 투자자들이 경계하는 표정이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비용 상승을 이유로 들어 올해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철도 업체 유니온 퍼시픽 역시 디젤 가격 상승으로 인해 1분기 연료 비용이 28% 급증했다고 털어 놓았다.
택배 업계도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다. UPS가 에너지 관련 비용이 1분기 21%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서비스 요금 인상 등 다각도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 업체의 얘기다.
트럭 업체 슈나이더 내셔널과 USA 트럭 역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 밖에 쓰리엠이 유가 상승을 빌미로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주요 외신들은 유가 상승으로 인해 올 여름 휴가철 여행객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비용 상승이 소비자 지출을 압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기업 수익성에 이중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이 유가와 주요 상품 등 에너지 비용 상승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킬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 여지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를 4년만에 뚫고 오른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고조된 데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요인이다.
한편 월가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필두로 석유수출국기구(OEP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공급 과잉을 해소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WSJ은 수 년간 저유가와 저금리 여건 속에 이익을 늘렸던 기업들이 역풍을 맞았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