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우원식 등 최고전략회의 열고 2시간 반 격론
장고 끝에 출마 강행.."특검도 수용하겠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경남지사 출마를 선택했다.
드루킹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내 일각에서 사퇴 여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특검을 포함해 어떤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할 것이라며 강수를 뒀다.
추미애 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2시간 30분에 걸쳐 격론을 펼친 뒤 내린 결론이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kilroy023@ |
19일 오후 4시 30분 김 의원이 국회 정론관을 찾아 경남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예정됐던 출마 선언 시각보다 6시간 늦게 국회를 찾은 김 의원은 "저는 오늘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쟁 중단을 위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필요하다면 특검을 포함한 어떤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할 것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남도청 앞에서 경남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3·15 민주묘지, 충혼탑 등을 참배할 예정이었지만 오전 8시 50분 경 돌연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김 의원이 드루킹 의혹에 대한 부담으로 경남지사에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얘기들이 흘러나오면서 민주당 주변은 종일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게다가 오전 한 때 김 의원의 국회의원실이 압수수색 됐다는 오보까지 흘러나오면서 불출마설에 무게가 실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김 의원을 포함해 추미애 당대표와 우원식 원대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이춘석 사무총장, 박범계 수석대변인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전략회의'를 열고 김 의원의 출마 여부를 논의했다.
2시간 30분에 걸친 논의 끝에 결국 김 의원이 출마를 강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kilroy023@ |
이날 한 때 김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지지자들 사이에선 김 의원의 사퇴를 만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지금은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에게 누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이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전해철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 지금은 힘을 내야 할 때"라고 적었다.
정청래 전 의원 역시 "김경수는 혼자가 아니다. 필요하다면 나도 경남에 올인하겠다"라며 김 의원의 출마를 지지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김 의원의 지지자들이 하루 종일 김 의원의 불출마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그를 응원했다.
김 의원 역시 이날 출마선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종 결정까지 본인과 지도부 모두 상당히 고심했음을 내비쳤다.
그는 "심경의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불출마를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놓고 고민했고 그 고민 결과가 방금 출마 발표"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결국 출마 선언을 했지만, 야당이 드루킹과 관련된 의혹을 쏟아내는데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데다가 특검 가능성이 현실화된 만큼 김 의원을 둘러싼 댓글 공작사건 공방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경남도민 여러분께 오늘 예정됐던 출마선언을 취소하는 바람에 많은 분들에게 혼선을 드려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렇지만 경남을 지금과 같은 정쟁의 바다에 빠트려 둔 채로 저 혼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경남도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신속한 수사를 통해 정쟁을 하루속히 매듭짓고, 이제는 위기에 빠진 경남을 살리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