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자체 심의기구 강화... 자구책 마련 일환
방심위 허위과장광고 잇달아 적발 '과징금' 철퇴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허위과장 광고 방송으로 방송심의위원회에서 잇달아 제재를 받은 홈쇼핑 업체들이 조직개편을 통해 자체 심의를 강화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심의 조직을 강화하고 권한을 확대한 ‘정도 방송 위원회’를 신설했다. 정도 방송 위원회는 기존 내부 심의팀과는 별개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다. 허민회 대표이사가 위원장을 맡았고 CJ오쇼핑 주요 경영진이 위원으로 참석한다.
위원회에서는 이슈 상품에 대한 편성 중지 여부, 상품 편성 조정 및 방송 개선 명령, 사내 징계 및 협력사 징계 수위를 결정하고 실행한다. 또 사내 징계 수위를 한층 강화해 담당자 뿐 아니라 팀장과 사업부장급까지 책임을 묻고 징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쇼호스트의 경우 출연 정지 요구권도 위원회가 갖도록 했다.
기존 심의팀이 실무차원에서 심사를 했다면 이번 위원회 신설로 사전에 정책을 만들어 전사적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별도 외부기구인 ‘정도 방송 자문단’, 심의 위반 사례가 많았던 고위험도 상품군을 전문 심의하는 ‘고위험도상품군 전담 심의 TF’, ‘심의 아카데미’ 등을 신설했다.
방송심의와 관련된 기술 투자도 이루어진다. 방송상품 이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방송상품의 가격, 구성, 프로모션 내용, 사전심의 내용, 심의제재 이력 등을 전산화하고 MD/PD/쇼호스트에게 상시 공유해 심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윤용 CJ오쇼핑 대외협력담당은 “홈쇼핑 사업의 가장 중요한 근간은 고객과의 신뢰”라며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정도 방송을 실천하고 홈쇼핑 업계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선도적으로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치냉장고를 원래 가격 그대로 판매하면서 마치 백화점에 비해 수 백 만원 싸게 살 수 있는 것처럼 방송한 TV홈쇼핑에 대해 과징금이 부과됐다.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
GS홈쇼핑도 최근 심의 관련 기구들을 신설하고 조직을 정비했다. 우선 ‘공정방송센터’를 신설해 방송 전반에 대한 감독권과 징계요구권을 부여했고, 이슈 상품에 대한 편성 중지권을 추가했다.
또 건강기능식품, 기능성화장품 등의 관련 상품을 중점 심의하는 ‘기능성상품심의TF’와 주요 임원 참여로 심의 기준과 고객 보호, 징계 등을 결정하는 ‘공정방송 커미티’도 마련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양평동 본사에서 ‘방송 심의 자율준수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상품 소개 및 판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과 법규 준수 △품격 있고 바른 언어 사용 △지속적인 방송심의 교육 및 계도 진행 △과대·과장 표현 및 객관성 왜곡 정보 근절 노력 등을 선언했다.
또한 ‘방송 심의 자율 준수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방송심의 교육·자체 점검 등 예방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월 1회 정기적으로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심의 규정 위반에 대한 제재 기준도 높인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는 “최근 높아진 방송 심의 기준과 고객들의 요구 수준에 롯데홈쇼핑이 다소 부합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방송 심의 자율 준수 선포식을 진행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방송의 공공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정직하고 진실된 방송을 통해 보다 신뢰 받는 홈쇼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