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이 일방적으로 한국GM 청산 진행할 시 법적 대응 불사할 것"
"실사보고서 만족스러울 경우, 금융 지원 양해각서 사인"
"한국 내 반(反) GM 정서 강해...미국 측의 장기적 지원 필요"
한국GM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회장이 오는 20일 경에 나올 한국 제너럴모터스(GM)의 중간 실사보고서가 만족스러울 경우, 이달 27일까지 금융 지원에 대한 양해각서(MOU)에 사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발표한 이후 지난 2월에 한국 GM에 10년에 걸쳐 28억달러(한화 약 2조9932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한국 정부에 구조조정 비용을 분담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GM의 지분은 미국 GM이 77%, 산은이 17%를 보유하고 있으며, GM의 주요 중국 파트너인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이 나머지 6%를 보유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GM이 28억달러의 신규 투자(뉴머니)를 진행할 경우,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에 맞춰 5000억원 가량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한국GM에 대한 재정적 지원 결정에 대한 시한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댄 암만 GM 총괄사장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GM의 장기적 구조조정에 대한 합의가 20일까지 이뤄져야 하고, 이 기간 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GM은 한국 공장 한 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나머지 세 개의 공장도 폐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해 한국 정부를 당혹스럽게 했다. GM은 한국GM이 2017년에 11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해 4년 연속 적자를 보였다며 정부 지원과 인센티브 및 노동 비용 절감을 요구했다.
이동걸 회장은 인터뷰에서 "GM이 자기자본을 투자하면 산은도 자기자본을 투자할 것이며, GM이 차입금을 제시하면 산은도 차입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산은은 차입금보다는 신주 발행에 참여하기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27일에 구두로 된 약속이 됐든 조건부 MOU가 됐든 매우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GM의 일방적인 법정관리 신청 용납 못해..."법적 대응"
이 회장은 또 GM이 일방적으로 한국GM의 청산을 전제로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면 적절한 법적 대응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GM이 한국 정부의 지원을 얻고 한국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장기적인 투자 약속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다수 한국 국민들은 GM이 호주와 유럽에서 철구한 것처럼 정부 지원이 떨어지면 한국에서도 철수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GM은 한국 내 반(反) GM 정서가 매우 강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GM은 산은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러한 부분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GM이 2002년에 대우자동차 인수에 실패한 후, 한국GM은 아시아에서 GM의 중 제조 및 엔지니어링 거점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GM이 2013년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시장에서 철수시킨 이후 한국GM은 주요 수출 시장을 잃어 타격을 받았다.
이 회장은 "GM과 한국 간 상호 신뢰가 바닥을 쳤다. 신뢰를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이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