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시리아 공습에 따른 경계감이 주말 사이 진정된 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1분기 기업 실적으로 이동하면서 뉴욕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지적하며 무역전쟁 경계감을 자극했지만 이날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12.90포인트(0.87%) 오른 2만4573.0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1.54포인트(0.81%) 뛴 2677.8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9.63포인트(0.70%) 상승한 7156.28에 마감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 전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던 주식시장은 뉴스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말 시리아의 화학 무기 연구 기지를 정조준한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폭격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투자 심리는 오히려 개선됐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매케인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워싱턴에서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요인들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패닉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은행주가 주가 약세를 나타냈지만 어닝 시즌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이지 않았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1분기 S&P500 기업의 이익이 17.3%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실적 호조가 주가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실적에 대한 개별 종목의 주가 반응을 근거로 지난해만큼 어닝 시즌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이 한계 수위에 이른 데다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잡고 있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가 주가 랠리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이 상당폭 개선된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며 “지금부터 기업 실적 발표가 집중된 2주 사이의 주가 움직임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통신 장비 업체 ZTE의 미국 기업과 거래를 차단한 데 따라 관련 종목이 하락 압박을 받았다. 오클라로가 14% 폭락했고, 루멘텀과 네오포토닉스가 각각 9%와 4% 선에서 하락했다.
넷플릭스와 제네럴 일렉트릭(GE)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각각 1% 이상 떨어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1분기 실적을 호재로 1% 가량 상승했다. 이 밖에 제약사 머크는 항암제 임상 실험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오면서 2% 이상 뛰었다.
한편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소매 판매가 0.6% 늘어난 반면 뉴욕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4월 15.8을 기록해 전월 22.5에서 큰 폭으로 밀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