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코미는 범죄자" 트윗 응수하며 맞불
[뉴욕=뉴스핌] 김근철 특파원 = '트럼프는 도덕적으로 미국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다'.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의 ABC 방송 인터뷰가 미 워싱턴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 수사를 지휘하다가 전격 해임된 코미 전 국장이 미국 ABC 방송과 가진 인터뷰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저녁 미 전역에 방송됐다.
이날 인터뷰는 코미 전 국장이 지난 해 5월 해임된 이후 처음으로 출연한 TV 인터뷰인데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행태를 집중 폭로하는 내용의 자서전 '더 높은 충성심:진실, 거짓말 그리고 리더십' 출간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공개됐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예상대로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과 폭로를 쏟아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인터뷰에서 "그는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해 끊임없이 거짓말하며 미국인이 이를 믿도록 강요한다"면서 "그같은 사람은 도덕적으로 미국의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코미 전 국장은 이밖에 "그(트럼프)는 FBI 국장에게 개인적인 충성을 요구했다"고 공개한 뒤 "그러나 내가 충성할 대상은 미국인과 미국의 제도"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사진=로이터/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해 취임 직후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러시아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한 것이 '사법방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코미 전 국장은 "아마도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어느정도 사법방해의 증거"라며 "그가 어떤 의도를 갖고 했느냐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의 '사법방해' 행위는 탄핵 사유에 포함돼 있으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낸 근거가 되기도 했다.
코미 전 국장은 이밖에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협박할 자료들을 갖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럴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나는 모른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모스크바에서 매춘부들과 변태 성행위를 한 장면을 러시아 정부가 녹화해 보관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의 협박에 취약할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탄핵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두고 코미 전 국장이 엄청난 사회적 파장과 혼란을 몰고올 탄핵보다는 향후 선거를 통한 트럼프 정부 퇴진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코미가 거짓말 쟁이 힐러리 (클린턴)에게 인터뷰를 하기 이전부터 (힐러리에게) 면죄부를 주는 글 초안을 썼고, 여론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클린턴 전 후보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한 뒤 코미 전 국장과 앤드루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 등이 이미 많은 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에도 총 5건의 트윗을 통해 코미 전 국장을 '역겨운 인간', '역사상 최악의 FBI 국장'이라며 깎아내린 바 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의 전면적인 격돌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라면서 오는 19일 코미 전 국장과 딘독 인터뷰를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