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성 강한 메신저…해킹위험 없어 정치인들도 많이 이용
2014년 국내서 '사이버 망명'으로 주목받기 시작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미투 사건과 김경수 의원의 댓글조작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대화 내용이 남지 않는 '텔레그램'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최근 이 때문에 텔레그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출신 프로그래머 파벨 두로프가 러시아 당국의 검열에 반발해 지난 2013년 개발한 메신저다. 대화에 암호를 설정할 수 있는데다 메시지가 서버에 저장되지 않도록 삭제할 수 있는 기능까지 있어 보안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각 나라 정보기관들이 메신저를 이용해 수사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텔레그램은 출시 이후부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진=텔레그램> |
국내에서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 수사팀'을 발족하면서 텔레그램이 알려졌다. 당시 검찰이 수사팀 회의에 카카오톡과 네이버 등 주요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 간부들을 회의에 참석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국내 메신저를 이용하면 메시지가 서버에 저장돼 이용자의 모바일에서 삭제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복구할 수 있어 감시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일부 누리꾼들은 '텔레그램 망명'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텔레그램의 보안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텔레그램이 이용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사건이다.
김지은 정무비서의 성폭행 논란을 빚은 안 전 지사는 텔레그램의 비밀대화 기능을 이용했다. 비밀대화 기능을 쓰면 본인이 보낸 메시지를 시간을 정해놓고 자동 삭제할 수 있다. 메시지 내용 전달도 불가능하다.
안 전 지사의 텔레그램도 대부분의 대화 내용은 사라졌지만 일반 대화방에서 이뤄진 일부 대화가 남아 공개된 것이다.
최근에는 댓글공작 논란을 빚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원 김모씨(필명 드루킹)가 텔레그램을 이용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다만 검찰은 김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 의원이 대부분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