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맞불 놓되 확전 원치않아
미국, 중국측 입장변화 예의주시
[뉴스핌=이동현기자] 중·미 (中美) 양국이 서로를 겨냥한 맞불 보복관세 계획을 내놓으며 공방전이 격화되는 동시에 양국은 협상의 여지를 내비치면서 강온 양면 ‘투 트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
양국은 이번 갈등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확대되면 피차간에 손실이 크다는 점을 우려해 강력한 보복 카드를 꺼내 보인 뒤 '타협 가능성'도 열어두는 정황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무역전, 즉 관세 부과가 본격 이행되는 단계로 가면 양쪽 모두 출혈이 크기 때문에 벼랑끝에서 대화의 문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의 대결은 향후 본격화될 협상 테이블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의 성격이 짙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교섭을 추진하는 여부에 관한 질문에 “중국은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4일 재정부(財政部) 부부장(副部長) 주광야오(朱光耀)는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개최한 미중 무역 관련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관세 조치가 발효되기 전까지 양국이 협상테이블에서 협의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단 협상은 상생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어느 일방이 협상 조건을 강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상무부(商務部) 부부장(副部長) 왕서우원(王受文)도 “중국은 공격하는 상대에게는 끝까지 응전하겠지만 대화를 원하는 상대에게는 향상 담판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며 미국과 추가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와 설리반(Sulivan)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4일(현지시각) 만나 무역 분쟁을 포함한 전반적인 중미 관계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하는 등 협상의 물꼬가 트이는 모습이다.
중산대학(中山大學) 아태연구원 장위취안(張宇權) 교수는 “중미 무역전쟁은 전면적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라며 “양국은 대화를 통해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인 만큼 큰 손실을 보는 파국을 피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장교수는 “트럼프의 과거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그의 위협적인 수사는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 500억달러규모 관세도 중미 무역의 규모를 비춰볼 때 큰 액수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장위취안 교수는 중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의 배경에 대해 “중국인들은 당국의 관세 보복조치를 강력하게 지지 하고 있다”며 중국 내 민족주의 정서를 한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그는 “중국 지도부는 내부 민심만으로 전면적인 무역전을 확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상하이차이징대학(上海財經大學)의 장훙(蔣洪)교수는 “양국 소비자와 기업은 이번 무역분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라며 “중미 무역분쟁은 이제 시작단계이다”라며 양국 무역갈등으로 인한 향후 후폭풍을 우려했다.
홍콩 유력매체 SCMP는 중미무역분쟁으로 인한 미국 보잉사의 주가하락 소식을 전하며 양국간 무역마찰로 인한 업계에 미칠 부작용을 집중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 “미국에 제조라인을 가진 독일 차메이커 BMW와 벤츠는 중미 무역전쟁의 여파로 인해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미국 BMW 및 벤츠의 공장에서 매년 중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은 각각 8만 9000대, 6만5000대에 달한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경우 중국 시장 판매량이 전체 판매규모의 15%를 차지하는 등 상당한 매출을 중국에서 올리고 있다.
중국 국영항공사 동방항공의 관계자는 홍콩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미 무역분쟁의 여파가 여행자의 수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노선 조정 및 구매 기종을 변경할 수도 있다”며 보잉 항공기 구매 중지 가능성을 내비쳤다.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