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조 부드러워져…한·미 연합 군사훈련 비난 일축"
[뉴스핌=최원진 기자] 한·미 군 당국이 1일 돌입한 연합 군사훈련 '독수리훈련(FE)'이 북한의 핵 무기 프로그램 중단을 목표로 한 북한과의 외교적 개방의 내구성을 가늠하기 위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2017년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참가했던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사진=뉴시스> |
WSJ는 훈련을 재개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동맹국들의 압력 행사를 연장시키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협상에서 북한의 성실성에 도전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오는 8일까지 한·미 해병대의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과 오는 23일부터 2주간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키리졸브(KR) 연습 등을 실시할 계획인 FE는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미 국방부는 한반도에서의 기동훈련이 사실상 방어적일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기동 훈련이 "전년도와 같은 규모, 범위, 지속 기간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과거에 북한을 긴장케 했던 B-1, B-2 폭격기를 포함한 항공 모함을 가져오는 것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 국방부 관료에 따르면 미국 해군 전함인 와스프급 강습상륙함(Wasp)과 F-35B 스텔스 전투기에 의한 초계 훈련은 포함한다.
양국은 평창동계올림픽과 중복되지 않기 위해 한 차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연기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 훈련을 침략의 서막이라고 간주하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미사일을 발사하며 대응해왔다. 북한 대변인은 2월 말과 3월 초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한반도에 드리워진 전쟁의 먹구름"을 가져올 "남북한 전역에 대한 잔인한 도전"이라며 북한은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WSJ는 그러나 최근 몇 주간 한국, 미국, 중국 등에서 김정은 노동부 위원장과 그의 외교관 사이에 틈이 생기면서 북한 지도자의 어조가 부드러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달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고위 한국 관계자들은 그가 연례 훈련의 필요성에 대해 이해를 표시했으며, 이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한 일을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로 북한 관영 언론은 이 발언을 직접적으로 반복하지 않았지만, 이 회담 이후로 북한은 이 훈련에 대한 비난을 줄이고, 한국의 "외세와의 협력"에 대한 비난을 일축했다.
북한은 연합 훈련이 끝날 무렵인 오는 27일에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진행될 예정이며 5월 말 이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것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백악관은 예정된 정상회담에 앞서 입장을 분명히 하는 과정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마이크 폼페이오를 국무장관으로 임명하고 존 볼턴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하면서 최측근들을 강경파 인사로 경질했다. 폼페이오와 볼턴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논의해온 인물이다.
마이클 마자 미국기업연구소(AEI) 외교·방위 정책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북한에 과거보다 더 강력한 무력 위협을 가하고 있어 군사적 준비가 최우선 과제이며 이는 군사 훈련을 필수 조건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상에 앞서 북한에 미묘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며 "미국은 평상시와 같이 업무에 복귀하고 (군사 훈련) 지연이 선례가 아닌 양식에서 벗어난 일탈적 행동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자 연구원은 "한반도 비핵화에 잠재적인 진전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싱크탱크 신미안보센터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안보 프로그램 수석 고문이자 책임자인 패트릭 크로닌은 북한의 반응이 과거보다 더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