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연극

속보

더보기

[컬처톡] 아이들 입을 통해 본 잔혹한 현시대…연극 '아홉소녀들'

기사입력 : 2018년04월01일 13:00

최종수정 : 2018년04월01일 13:00

[뉴스핌=황수정 기자] 배우들이 명확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작품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천천히 극을 따라가다 보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조금씩 느끼게 된다.

극단 프랑코포니가 창단 10주년을 맞이해 연극 '아홉소녀들 Neuf Petites Filles'을 선보이고 있다. 9명의 소녀들이 '놀이'를 통해 페미니즘, 성폭력, 차별, 비만, 소외, 왕따, 동성애, 이주민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작품으로, 프랑스 극작가 상드린느 로쉬(Sandrine Roche)의 희곡을 까띠 라팽(Cathy Rapin)이 연출했다.

작품은 9명의 배우들이 정장을 입고 등장해 음악에 맞춰 빨간 넥타이와 운동화, 치마로 갈아입으면서 시작한다. 좌우로 나뉘어 대기하는 배우들은 적게는 2명, 많게는 9명 모두 무대 가운데로 나와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조잔디가 깔리고 네모난 소품 2개, 사다리가 있는 간소한 무대에서 이들은 이야기짓기 놀이를 시작한다.

무대 위 배우들은 몇 살인지 가늠할 수 없다. 그저 어른이 아닌 아이라는 것만 알 수 있다.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진실인지도 알지 못한다. 어디선가, 누군가가 하는 말을 듣고, 거기에 경험과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들을 흡사 자신의 일인마냥 말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사실은 조금 소름끼친다. 아이들의 입에서 나올만한 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원피스 입고 벌써 세 번이나 강간당했어" "너희들 여기 사람이 아니잖아" "여자는 골칫덩어리" 등. 순진무구하기에 더욱 잔인하게 들리는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사회의 온갖 부조리와 편견이 적나라하게 담긴다. 아이들 앞에서는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 어른들의 폭력적, 편향적인 언행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스며드는 모습을 통해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

독특한 점은, 아홉 '소녀'들이지만 남자 배우 3명이 무대에 오른다는 것이다. 이들은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빨간 치마를 입는다. 여성스러운 말투나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명의 '소녀'로서 함께 한다. 이에 대해 연출 까티 라팽은 "여자와 남자를 분리시켜 따로 이야기하는 문제가 아니다. 여자의 고통이 남자의 고통과 무관하지 않음 다 연결된다. 오히려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총 23장의 독립된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다양한 주제가 언급된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는 보편성을 가지고 우리의 공감대를 자아낸다. 프랑스 원작이지만 성별 구분 없이, 나이 구분 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상황과 문제들을 다루기 때문. 너무나 익숙해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주제를, 익명의 캐릭터와 이야기짓기 놀이라는 독특한 구성으로 관객들에게 새롭게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연극 '아홉소녀들'은 오는 4월 8일까지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공연된다. 또 주한 프랑스문화원의 초청으로 극작가 상드린느 로쉬가 방한해 오는 관객과의 대화, 연극 워크샵도 진행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극단 프랑코포니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日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경보·대피령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이 러시아 캄차카 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태평양 연안 지역에 발령했던 쓰나미 주의보를 '쓰나미 경보'로 상향 조정했다. 주의보가 경보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일본 정부는 태평양 연안 쓰나미 경보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일본 기상청은 홋카이도에서 와카야마현에 걸친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그 외 지역은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예상되는 쓰나미 높이는 최대 3미터이다. 지역은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북부 제외), 아오모리현 태평양 연안, 이와테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 이바라키현, 지바현 구주쿠리·외해안, 지바현 내만 등이다. 쓰나미의 가장 빠른 도달 예상 시각은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으로, 오전 10시경으로 예상된다. 30일 오전 8시 25분쯤 러시아 캄차카 반도 근해에서 규모 8.7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홋카이도 구시로시 등에서도 진도 2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경보나 주의보가 해제될 때까지 바다에 들어가거나 해안가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일본 태평양 연안부의 쓰나미 경보 지역(빨간색 부분). 노란색은 주의보 [출처=웨더뉴스] goldendog@newspim.com 2025-07-30 10:15
사진
[단독] 내달 12일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국정기획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안 발표가 오는 8월 12일 이뤄질 전망이다. 해체가 유력해보였던 금융위원회는 존치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남은 기능은 금융감독원과 통합해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안이 거의 확실시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전 금융위의 정책과 감독기능을 분리할 뜻을 밝혔고, 이재명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위도 이 같은 안을 확정해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3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29 photo@newspim.com 30일 뉴스핌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국정기획위의 분위기는 다소 바뀌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위의 부동산 대출 규제와 중대재해 예방 제안에 대해 연이어 긍정 평가를 내놓은 것이 변화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정기획위도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재논의를 결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 분위기 변화의 이유는 전문성과 업무 능력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두달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금융위원회의 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평가가 높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무회의에서 "적절한 대출 규제로 부동산 안정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금융위원장을 칭찬한 것에 이어,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는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제안한 중대재해 예방 방안에 대해 "기준을 만들어서 대출과 투자에 불이익이 주는 것은 상장회사에 상당한 타격이 돼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 관련 전문성과 현안 대응력,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금융위를 존치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으며, 현재 국정기획위가 채택한 금융정책과 감독의 완전 분리가 중복 규제, 책임 회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 내에서는 금융위가 오히려 기획재정부가 맡고 있는 국제금융 기능까지 관할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윤준병 의원은 지난 7월 17일 발의한 정부조직개편안에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했다. 윤 의원은 "기획재정부는 거대 공룡과 같은 조직이니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금융 부문은 국제금융과 국내금융을 하나로 묶어서 한 기관이 전문성을 갖고 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물론 윤 의원이 경제와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국회 기획재정위나 정무위원회 소속이 아닌 국회 농림해양수산식품위원회 소속인데다 국정기획위 내에서도 금융 파트를 담당하는 경제 1분과 위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발의된 정부조직개편안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은 대부분 금융위의 분리안에 대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에서는 키를 대통령실이 쥐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대통령실에 의해 정부조직안이 만들어지면 여당에서 이를 비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정부조직개편안 추이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금융위원회는 그동안 계엄이나 탄핵 상황에서도 부지런히 일해왔다. 최근에는 이 같은 노력들을 조금씩 인정받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원회가 8월 14일 임기를 마치는 가운데, 임기 종료일 직전인 12일 경에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여당에서 나온다.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원회가 존치될지, 아니면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으로 나눠질지 금융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edanhi@newspim.com 2025-07-30 14:4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