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페이지짜리 리스트 마련, 25% 관세 부과 검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EU가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에 본격 나섰다.
주요 업계에 미국산 수입품 가운데 관세 부과 대상 항목들을 가려 제출할 것을 주문, 10페이지에 달하는 리스트를 확보한 것.
유럽연합기 <사진=AP/뉴시스> |
앞서 청바지와 오렌지 주스 등 미국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던 EU가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는 EU가 미국산 옥수수와 오토바이 등 다양한 품목의 수입 상품에 대해 25%에 이르는 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연간 유럽 수출액이 28억유로(34억5000만달러)에 이르는 수입 상품을 보복 관세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복안이다.
EU는 각 업계에 이 같은 보복 관세 기준을 충족시키는 미국 수입 상품을 파악해 리스트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이미 EU는 10페이지 분량의 관세 대상 품목을 확보하고, 이를 대상으로 보복에 나설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음료수부터 의류, 가전 그리고 보트까지 잠정적인 과세 대상 품목이 대부분의 업종에 광범위하게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건설과 산업용 금속 자재도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일부 수입품은 수 개월 이내에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상품도 미국 관세의 불법 여부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의 결정에 따라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대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를 관세 대상에서 제외시킨 한편 그 밖에 일부 국가를 면제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EU와 유럽 주요국은 미국에 관세 예외국으로 인정할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최종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 워싱턴 안팎의 의견이다. EU가 보복 관세 추진을 구체화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세실리아 말름스트롬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다음주 회동을 갖고 관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 측의 온건한 자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로스 장관과 유럽 측의 회담 계획을 밝히면서 EU에 미국 상품에 대한 관세와 수출 장벽을 폐지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유럽 측은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인해 해당 업계가 64억유로에 달하는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