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퇴임 1844일 만에 검찰 포토라인
논현동 자택에 이재오 등 '친이계' 결집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선 '구속수사' 시위
[뉴스핌=고홍주 박진범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퇴임 5년 만에 검찰 포토라인에 선 14일 서울 논현동에 ‘친이계’ 인사들이 대거 몰렸다. 옆 동네인 서초동에는 ‘구속 수사’를 외치는 날 선 목소리로 떠들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검찰 출두에 앞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측근들과 접견했다.
먼저 자유한국당 김영우·권성동·주호영 의원과 오랜 측근이었던 이재오 전 의원이 100여명의 취재진과 경찰 병력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친이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김영우 의원은 취재진 앞에서 “이같은 정치적 비극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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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전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을 나오고 있다. /박진범 기자 beom@ |
MB 정부 핵심 참모들도 속속 등장했다.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안경률·최병국 전 의원과 함께 류우익·임태희·정정길·하금열 전 비서실장, 김두우·김효재·이동관 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 자택이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내가 잘할 테니 용기를 잃지 말고 잘 대처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을 마친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14분 검은색 제네시스에 탑승한 채 자택을 빠져나왔다. 검찰청까지 가는 길에는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영우 의원이 동행했다. 이 전 대통령 일행은 약 8분 후인 9시22분께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은 각종 시위로 떠들썩했다. 노동당은 검찰청 동문 앞에서 ‘이명박 즉각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을 즉각 구속하라”, “이명박 구속은 국민의 명령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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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노동당이 ‘이명박 즉각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홍주 기자 adelante@ |
이 전 대통령의 출석이 임박하자 “이명박 구속”을 외치는 메시지는 더욱 거세졌다. 이명박구속촛불시민행동과 함께 민주노총·전국농민회총연맹·금속노조 등이 속한 진보민중단체는 “권력을 사유화 한 파렴치한 범죄왕 이명박을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극히 소수였다. 일부 시민이 “이명박 대통령은 죄가 없다”고 외쳤으나 ‘구속 수사’를 외치는 진보단체의 목소리에 묻혔다.
1년 전 박근혜(66·구속기소) 전 대통령 검찰 소환 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당시에는 수백 명의 태극기 부대와 진보단체가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박 전 대통령과 달리 고정지지층이 없는 이 전 대통령이 얼마나 ‘외로운’ 처지에 몰렸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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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수수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서서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 다시 한 번 국민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뒤 검찰 청사로 들어갔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20여 가지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24일 퇴임한 후 약 5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5번째 검찰조사다.
[뉴스핌 Newspim] 고홍주 기자 (adelante@newspim.com) 박진범 기자 (be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