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나우앤퓨처

속보

더보기

[개혁개방 40주년] '혁신전도사' 하이얼 회장 장루이민

기사입력 : 2018년02월21일 17:21

최종수정 : 2018년02월22일 18:38

'충격 요법'으로 품질경영 시동
글로벌 M&A로 프리미엄 브랜드 도약

[뉴스핌=이동현기자] “하늘 아래 모든 유형(有形)의 사물은 ‘보이지 않는 것(無)’에서 생겨났다(天下萬物生于有 有生于無)”

하이얼(海爾) 장루이민(張瑞敏) 회장이 자주 인용하는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문장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원천은 고객에게서 나온다는 그의 기업 경영철학이 담긴 말이다.

장루이민 회장이 이끄는 하이얼은 철저한 고객 중심적인 자세로 품질 혁신을 추구하면서 세계적인 가전업체로 부상했다. 장회장은 하이얼의 전신인 영세한 국영기업 공장을 매출규모 2419억 위안(2017년기준 약 41조원)의 중국 최대 가전업체로 탈바꿈시켰다. 뿐만 아니라 하이얼은 지난 2016년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 GE의 가전부문을 인수하며 세계 최대 가전사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2018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중국 내 개혁개방의 산증인이자 중국 경제의 큰 스승으로 통하는 ‘혁신 전도사’ 장루이민 회장의 지난 여정을 들여다본다. 

◆개혁개방시대 맞아 기업가 정신 발휘

중국은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 가장 성공적으로 변모한 국가로 평가받는다. 중국인 특유의 ‘상인 정신’을 자본주의의 ‘기업가 정신’으로 활용한 인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 주역 중 한 명이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소재한 하이얼 그룹의 장루이민 회장이다.

장루이민 회장은 1949년 산둥성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문화 대혁명시절 중·고등학교를 다닌 후 1968년 칭다오의 철강 공장에 견습생으로 취직했다. 그 후 모범 근로자를 거쳐 공장감독관이 됐고, 산둥성 칭다오가전공사 부경리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1984년 35세 청년 장루이민은 하이얼의 전신인 칭다오 국영기업의 냉장고 제조공장 공장장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된다.  

칭다오의 냉장고 공장은 높은 불량률로 악명 높은 부실기업이었다. 만성적인 적자를 내면서 1년간 공장장이 수 차례 바뀌는 등 최악의 경영상태를 나타냈다. 직원들도 공장의 아무데서나 소변을 보고 공장비품과 자재를 마음대로 가져가는 등 근무 의욕은 땅에 떨어져 있었다.

당시 중국에서는 1978년 덩샤오핑 주석이 개혁개방 정책을 제안한 것을 신호탄으로 경제개혁의 고된 여정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국영기업 경영진들은 새로운 시장경제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경영자들은 정부에 더 이상 적자 보전을 요청할 수 없게 되면서 경영부실로 인해 자리에서 쫓겨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장 회장은 부임하자마자 기민하게 움직였다. 그는 회사를 재창업하는 과감한 혁신을 시도했다. 그는 회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 독일을 방문, 그 해답을 찾아보려고 했다. 장회장은 그 과정에서 기술력보다도 낮은 완성도로 인한 높은 불량률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장루이민 회장은 높은 불량률을 해결하기 위해 ‘충격 요법’을 썼다. 한 소비자의 품질에 대한 항의 전화를 계기로 당시 회사 창고 안에 있던 400대의 냉장고를 점검했다. 그는 보관된 냉장고 중 76대의 제품에서 하자를 발견, 전 직원을 창고 앞에 집결 시킨뒤 쇠망치로 냉장고를 모두 박살냈다. 이것이 하이얼 품질경영의 시작이다. 장 회장이 이때 사용한 쇠망치는 현재 중국 국가박물관에 국가문물(国家文物)로 지정된 후 소장돼 있다.

장 회장의 충격 요법은 즉시 효과를 보였다. 직원들에게 품질경영에 대한 인식을 강력하게 심어줬다. 사소한 실수 정도로 치부되던 제품 하자가 태만의 상징이 됐다. ‘냉장고 박살 사건’은 개혁개방을 시작한 중국에서 모범 사례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변신 중인 하이얼

장루이민 회장이 이끄는 하이얼은 조그만 국영 기업 공장에서 출발해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중국의 간판 가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하이얼은 2017년 글로벌 대형가전(백색가전,TV등 흑색가전) 시장에서 10.5%의 시장 점유율로 9년 연속 세계 1위의 권좌를 지켜냈다.

하이얼은 해외 기업 M&A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글로벌 경영의 시동을 걸었다. 이를 통해 하이얼은 중저가 제품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포석이다.

2011년 하이얼은 일본의 파나소닉으로부터 산요(Sanyo) 가전을 인수했다. 산요의 브랜드 ‘아쿠아’ 를 활용,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어 지난 2016년 100년 전통의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부문도 손에 넣으면서 세계 최대 가전업체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이얼에 인수된 업체들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 산요의 백색가전 부문은 8년 간 적자를 보던 업체였지만 흑자로 전환됐다. 미국 GE 가전부문 역시 10년 연속 실적이 악화되는 추세가 멈췄다.

현재 하이얼 그룹은 미국과 이탈리아, 인도, 베트남 등 세계 각국에 29개의 제조 공장을 가동 중이며 9만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또 중국 칭다오를 비롯해 일본, 미국, 독일, 뉴질랜드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 중 이다.

이 같은 하이얼의 눈부신 발전은 장루이민 회장의 경영철학과 전략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 유력매체 ‘파이낸셜 타임즈’는 지난 2004년 장 회장을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가로 선정했다. 또 그가 이끄는 하이얼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사례연구 대상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중앙지법, 尹 구속적부심 18일 오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특검(특별검사)'의 재구속 적법성 여부가 오는 18일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형사9-2부(재판장 류창성)오는 18일 오전 10시15분 윤 전 대통령 측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을 진행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오전 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적부심의 일반적 법리인 구속이 실체적, 절차적으로 위법·부당하다는 점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 6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다음 날 새벽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원은 구속적부심사 청구가 접수된 후 48시간 이내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증거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hyun9@newspim.com 2025-07-16 14:41
사진
'강선우 임명' 딜레마 빠진 대통령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보좌진 갑질' 의혹과 해명 번복, 임금 체불 논란 등이 이어지며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인사 원칙과 여성 내각 구성이라는 정치적 목표 사이에서 셈법이 복잡해진 분위기다.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지난 15일 마무리됐지만, 논란은 오히려 커졌다.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선 익명 폭로가 이어지고, 여성단체들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성명을 잇달아 내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부담을 토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결정을 미루고 있다. 남은 청문회 과정을 모두 지켜본 후 종합 판단하겠다는 게 현재까지 대통령실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임명 강행'과 '철회' 사이에서 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세계정치학회(IPSA) 서울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14 photo@newspim.com ◆ 여성 인재 중용 기조...정치적 부담 상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여성 인재 중용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 대통령은 내각 여성 비율을 30% 목표로 한다고 공언했으며, 여성가족부를 존치한 배경에도 그 같은 상징성이 깔려 있다. 실제로 강 후보자 외에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여성 후보자들이 줄줄이 청문회에 오르면서, 한 명의 낙마가 전체 균형을 흔드는 도미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치적 부담도 고려 대상이다. 강 후보자는 현직 국회의원이다. 만약 청문회를 거쳐 낙마할 경우, 이는 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사실상 처음 있는 '현역 의원 낙마' 사례가 된다. 이는 청문회 제도와 야당의 검증력을 키워주는 반면, 여당에겐 타격이 될 수 있다. 임명을 강행할 경우의 리스크도 작지 않다. 무엇보다 시민사회와 보좌진들 사이에 형성된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도덕성과 인사 기준 자체에 흠이 날 수 있다. 강 후보자는 앞서 '사적 지시는 없었다'는 취지로 부인했으나, 이후 공개된 텔레그램 메시지로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7.14 mironj19@newspim.com ◆ '버티기 인사' 반복시 내각 전체 불신 확산 우려 또한 임명 강행은 향후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에도 불똥을 튀게 할 수 있다.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버티기 인사'를 반복하면, 결국 전체 내각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게 일부의 우려다. 대통령실은 16일 이후 여론 흐름 등을 토대로 강 후보자에 대한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까지 모두 지켜본 뒤, 장관 인선을 '패키지'로 정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권 초반 인사를 둘러싼 시험대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강 후보자의 임명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여성 인재 정책과 인사 기준, 여당 내 권력구도와도 맞물린 상징적 분기점이 되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 모임인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의원에게 보좌진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의정활동 전반을 보좌하는 파트너이자 국민과 국회를 잇는 다리"라며 "그런 보좌진의 인격을 무시한 강 후보자의 갑질 행위는 여성가족부 장관은 물론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적 자세조차 결여된 것이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parksj@newspim.com 2025-07-16 14:3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