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인력 효율화 위한 내부 조정" 설명
금융지주-은행 연계 검사 수순 관측도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와 은행에 대한 검사를 일원화한다. 애초 금융지주와 은행 검사는 금융그룹감독실 내 지주팀과 일반은행검사국으로 각각 이원화돼 있었지만, 일반은행검사국이 지주와 은행 검사를 모두 맡는다.
지주·은행 검사의 '일원화'는 표면적으로 검사인력 효율화를 위한 내부 조정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KB금융·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지배구조와 채용비리 문제가 잇따라 터지면서 지주와 은행을 묶어 연계 검사를 진행하기 위한 수순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20일 금융권 및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전략감독(금융그룹감독실) 담당 부원장보와 은행(일반은행검사국) 담당 부원장보 양쪽으로 쪼개졌던 지주·은행 검사권이 은행으로 합쳐진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규정상 감독총괄국 지주팀에서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검사업무 권한을 가지고 있었지만 검사권을 일반은행검사국으로 일원화했다"면서 "검사 인력상, 운영상 문제 때문에 실질적으로 운영 가능하게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월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그룹감독실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감독총괄국 내에 지주금융그룹감독팀이 있었으나 이를 분리해 실로 격상시켰다. 금감원은 지주팀을 실로 격상하면서 별도 지주 검사팀을 신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검사 인력 부족으로 금융그룹감독실은 금융지주에 대한 감독업무만 맡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선 고위관계자는 "지주팀에서는 지주에 대한 감독중심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 일부 검사를 지원하는 것으로 메인이 바뀐 것"이라며 "조직관리 규정을 바꿔 은행검사국으로 지주 검사권을 넘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주와 은행의 검사 일원화와 최근 주요 금융지주에 대한 잇따른 검사 계획이 맞물려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표면적인 이유는 검사 인력상의 문제지만, 은행 검사 쪽에서 최근 지주 검사권을 넘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좌),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우) <사진=각 사> |
금감원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 뿐 아니라 지난달 하나은행의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과 전 하나금융 사외이사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물품을 부당하게 구입했다는 의혹, 중국 랑시그룹에 대한 특혜투자 의혹 등 3가지에 대한 검사에 나섰다. 금융권은 금감원이 검사 과정에서 경영진의 업무방해나 배임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이카이스트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1호' 벤처기업이다. 비선실세 최순실씨 가족이 재직했다는 점 때문에 특혜대출 의혹을 받았다. 중국 랑시그룹은 김정태 회장 아들이 운영했던 유통기업과 사업관계가 있던 곳이다. 금감원은 이달 초 경 여러 의혹에 대한 자료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금감원은 조만간 신한·하나·KB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실태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또 다른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은행 검사국에서)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실태 뿐 아니라 추가로 연계해 검사가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